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허물어지는 남녀 경계…공연계에 피어나는 '젠더 프리 캐스팅'

기사입력 : 2018년08월21일 11:42

최종수정 : 2018년08월21일 11:42

남성 중심 뮤지컬 시장에서 성별 구분 없앤 캐스팅 늘어나
미투와 여성인권 등 달라진 사회적 분위기에 점차 확산중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여배우에게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요. 캐릭터의 다양성도 많지 않아서 변화하고 싶어도 기회가 많지 않고 용기내기 쉽지 않죠. 그래도 스펙트럼을 넓혀보고 싶어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건 남자 역할에 도전하는 거에요. 사실 어렸을 때부터 '헤드윅'이 너무 해보고 싶었죠."(차지연)

남성 배역에 욕심을 내던 차지연은 '알앤디웍스 첫번째 콘서트'나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등에서 '헤드윅' '더데빌'의 남성 배역의 넘버를 부르며 솔직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미 뮤지컬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이름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도전을 펼치고 있는 차지연의 행보는 여성 배우들에게 한계가 있는 뮤지컬 시장의 단면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배우 차지연과 정성화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뮤지컬 ‘광화문 연가’ 제작발표회에서 하이라이트 시연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뮤지컬 시장의 주 소비층은 90% 이상 여성이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크기와 상관 없이 남성 배역이 중심이 돼 극을 이끌어 나가거나, 남성 배역들로만 이루어진 공연이 많다. 여성 배역은 대부분 보조적인 역할이다. 대형 뮤지컬은 특히 더하다. 그러나 최근 성별 구분을 없앤 '젠더 프리 캐스팅(Gender Free Casting, 성 중립 캐스팅)'이라는 반가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시작은 2015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였다. 극 중 유대왕인 '헤롯' 역을 배우 김영주가 맡으며 전 세계 최초로 여성 배우가 연기하게 된 것이다. 김영주는 "헤롯왕 역에 여자를 캐스팅한다는 것 자체가 기발하고 놀라웠다"며 당시의 충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후 2016년 뮤지컬 '트레이스유'에서 '우빈' 역에 안유진, 지난해 11월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월하' 역에 배우 정성화, 차지연이 더블 캐스팅되는 등 조금씩 젠더 프리 캐스팅이 시행됐다.

뮤지컬 '록키호러쇼'에서 콜롬비아 역을 맡은 송유택(왼), 전예지 [사진=알앤디웍스]

최근에는 더 많은 작품에서 젠더 프리 캐스팅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3월 창극 '적벽'에서는 과거 남성 배우가 맡았던 책사 주유 역을 여성 배우가 연기했고,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의 스파르타 왕비 '헬레네' 역을 남성 배우 김준수가 연기했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서는 5명의 배우들이 성별 구분 없이 60여 개의 캐릭터를 소화하고, 뮤지컬 '록키호러쇼'에는 '콜롬비아' 역에 한국 프러덕션 최초로 남성 배우 송유택이 캐스팅됐다.

'젠더 프리 캐스팅'은 단순히 캐릭터의 성별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더 다양한 접근과 폭넓은 이해를 주기 위함이다. '록키호러쇼' 제작사 알앤디웍스 측은 송유택의 캐스팅 이유로 "성별의 개념보다는 오직 캐릭터의 개성을 중요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토모코/다나카' 역에 남녀 더블캐스트 중 한 명이었던 류경환은 "남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진심으로 다가가는 작업이 더 어려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열린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프레스콜에서 출연진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윤청 기자 deepblue@

이러한 시도는 최근 달라진 사회 분위기의 영향도 크다. 연극계에서 시작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은 물론, 성평등과 여성 인권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지이선 작가는 "사실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역할을 성별 상관 없이 연기하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라도 수평으로 올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즉, 젠더 프리 캐스팅은 그동안 알아채지 못했던 해묵은 관습이나 선입견 등을 낯설게 인식하고 다양한 울림을 주는 역할도 한다.

'젠더 프리 캐스팅'은 배우 입장에서는 남성 중심 시장에서 여성의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객의 입장에서는 남녀의 차이에 따라 극의 재미를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win-win)이다. 다만, 젠더 프리 캐스팅이 그저 역할 바꾸기에서 멈추지 않고,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재고가 필수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건희-한동훈 문자 5건 원문 공개…"모든게 제 탓, 제 불찰에 죄송"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22대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5차례 보낸 문자 메시지 원문이 공개됐다. 지난 8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1월 15일부터 25일까지 한 전 위원장에게 5차례 사과 의사를 밝히는 메시지를 보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초청 릴레이 타운홀미팅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7.06 yooksa@newspim.com 김 여사는 1월 15일 첫 번째 메시지에서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대신 사과한다"면서 "오랜 시간 정치적으로 활용돼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다. 큰일 하시는데 불편할 사안으로 이어질까 조바심이 난다"고 했다. 또 다른 메시지에서는 "모든게 제 탓"이라면서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되는 사람이라 사달이 나는 것 같다"고 적었다. 1월 15일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지 열흘째 되는 시점이다. 1월 19일에도 김 여사는 "제 불찰로 자꾸만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하다.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번 만번 사과를 하고 싶다"고 했다. 김 여사는 "다만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하는 것"이라며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1월 18일에는 한 후보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국민들이 걱정할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1월 23일에는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다"면서 "제가 모든 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당시 이 문자메시지에 답장을 하지 않았다. 한 전 위원장 측은 공적 채널에서가 아닌 사적 창구에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다음은 TV조선이 공개한 김 여사 문자메시지 원문이다. ▲2024년 1월 15일 요새 너무도 고생 많으십니다.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부탁드립니다 ㅠㅠㅠ 다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라 그런 것이니 한 번만 양해해 주세요. 괜히 작은 것으로 오해가 되어 큰 일 하시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불편할 만한 사안으로 이어질까 너무 조바심이 납니다. 제가 백배 사과드리겠습니다. 한번만 브이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실지요. 내심 전화를 기다리시는것 같은데 꼭좀 양해부탁드려요. ▲2024년 1월 15일제가 죄송합니다. 모든 게 제 탓입니다. 제가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습니다.죄송합니다. ▲2024년 1월 19일제 불찰로 자꾸만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 번 만 번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 뿐입니다.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충분히 죄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대선 정국에서 허위기재 논란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10프로 빠졌고 지금껏 제가 서울대 석사가 아닌 단순 최고위 과정을 나온거로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과가 반드시 사과로 이어질수 없는 것들이 정치권에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모든걸 위원장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024년 1월 23일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습니다.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였는데 아주 조금 결이 안 맞는다 하여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드린 것조차 부끄럽습니다. 제가 모든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김경률 회계사님의 극단적인 워딩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지만 위원장님의 다양한 의견이란 말씀에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너무도 잘못을 한 사건입니다. 저로 인해 여태껏 고통의 길을 걸어오신 분들의 노고를 해치지 않기만 바랄뿐입니다. 위원장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 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가지로 사과드립니다. ▲2024년 1월 25일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큰 맘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다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조만간 두 분이서 식사라도 하시면서 오해를 푸셨으면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oneway@newspim.com 2024-07-09 08:39
사진
"美 민주 이미 해리스 후보 추대 움직임"...러닝메이트도 거론 [뉴욕=뉴스핌] 김근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거부하고 버티고 있지만, 민주당 안팎에선 이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교체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 방송은 5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이 그동안 자신의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유지를 지지하는 행보를 보여왔지만 민주당은 이미 그녀를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와 함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오는 8월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이 이 같은 결정을 따라주기를 설득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과 당의 고위관계자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내분과 표 분산을 막기 위해 이 같은 구상을 지지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실제로 해리스 부통령이 교체 후보가 돼야, 바이든 선거 캠프의 막대한 규모의 정치자금과 선거조직도 잡음 없이 승계돼기 때문에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다만 문제는 해리스 부통령이 나서더라도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실제로 해리스 부통령이 나서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지난 2일 발표된 CNN 방송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 대결할 경우 45% 대 47%의 지지율을 보였다. 오차범위 내 박방이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2%포인트(p) 뒤지는 결과다.  이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그룹은 정치자금 큰손 등을 대상으로 해리스 부통령의 본선 경쟁력을 설득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CNN 방송은 민주당 일각에서 심지어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를 기정사실화하고 그와 함께 대선을 치를 러닝 메이트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흑인 여성'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는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앤디 베시어 켄터키 주지사가 유력 후보이고,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와 J.B. 프리츠커 주지사 등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는 전언이다.  힌편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준 타격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을 거론하며 '래핑(laffin') 카멀라 해리스'라고 조롱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자주 크게 웃고 있으며 '실없는' 모습을 보인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위기 위한 포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정적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이를 별명으로 붙여 깍아내리고 공격하는 데 탁월한 수완을 보여왔고, 실제로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 대선 토론 직후 바이든 교체론이 불거지자, 민주당 '대한 후보'들을 비판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선 "아예 논의 대상도 안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kckim100@newspim.com 2024-07-06 03: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