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파장 부동산 일격..트럼프는 석탄화력발전 규제 대폭 완화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애슐리 강을 마주한 주택에 거주하는 엘리자베스 보이뉴는 1년 전까지만 해도 100만달러 선에서 집을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 철거를 결정했다.
그림 같이 아름다운 주택의 매도 호가를 열 한 차례에 걸쳐 깎아내린 뒤 내린 선택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수면이 높아지면서 강가나 해변에 인접한 주택을 기피하는 추세가 확산된 데다 폭우와 허리케인이 닥칠 때마다 주택에 크고 작은 파손을 일으킨 결과다.
대형 허리케인 [사진=블룸버그] |
수리가 끝나기도 전에 허리케인이 다시 발생, 더 큰 손실을 일으키는 악순환이 지속됐다고 보이뉴는 전했다.
21일(현지시각) 워싱턴 포스트(WP)는 한 때 상종가를 기록했던 해변 주택가에 한파가 거세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안전성을 우선시하면서 해당 지역의 주택 거래가 급감한 한편 가격 하락 압박이 두드러진다는 얘기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1990년 이후 해수면은 8인치 가량 상승했다. 이 가운데 3인치는 1993년 이후 오른 것이다. 해수면 상승이 최근으로 오면서 한층 가속화된 셈이다. 과학자들은 2030년까지 해수면이 3~6인치 가량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된 변화는 주택시장을 강타했다. 콜로라도 대학과 펜실베니아 대학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해변에 인접한 주택이 안전한 지대의 주택에 비해 평균 6.6% 낮은 가격에 매각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해수면 상승과 허리케인에 따른 피해가 특히 클 것으로 예상되는 위험 지역의 경우 다른 조건이 같을 때 매매 가격이 14.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콜로라도 대학의 라이언 루이스 교수는 WP와 인터뷰에서 “해변이나 강가의 주택은 주로 고액 자산가들이 여름 휴가를 위해 매입했다”며 “노련한 투자자들이 위험 지역의 투자를 꺼리거나 큰 폭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은 플로리다와 뉴저지 등 바다와 인접한 지역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연구에서는 마이애미의 해변과 가까운 저지대 주택 가격이 안전한 지역의 상승 폭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석탄화력발전의 환경 오염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하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진한 청정전력 계획을 폐기하기 위한 절차를 개시했고, 이날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부터 석탄 산업을 부활시켜 관련 업계의 고용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