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오는 9월 열릴 선거는 아베 정부의 5년 8개월에 대한 일종의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2012년 12월 시작된 2차 아베 내각은 금융완화정책을 전면에 내건 '아베노믹스'로 주가 상승과 경제지표 개선 등의 성과를 이뤘다. 동시에 안전보장 관련법과 일하는 방식 개혁(働き方改革) 관련법 등 정책 문제에선 강력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초부터 불거진 모리토모(森友)·가케(加計)학원 등 사학스캔들로 인해 '친구 우대' 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아베 총리에 대한 일본인들의 평가는 어떨까. 마이니치신문은 27일 4명의 일본 지식인에 아베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과거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에서 총무상을 맡았던 가타야마 요시히로(片山善博) 와세다대 대학원 교수는 아베 정부에게 100점 만점에 20점을 줬다.
그는 "아베 정부 하에서 각료가 위축되면서 무사안일주의가 팽배해졌다"며 "일본은행(BOJ)은 독립성을 잃었고 과거 무게감을 갖고 있던 내각법제국도 신뢰를 잃어버려, 정치나 행정의 현장에서 국민에게 신뢰받을 요소가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신과 의사이자 사회평론가인 가야마 리카(香山リカ)씨는 15점을 줬다. 그는 "문제가 발생해도 각료나 관료들이 '국민들은 잊을 것'이라는 태도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정부를 비판하면 (인터넷상에서) 비국민, 반일이라는 말로 비난받게 되는 등 사회에 악영향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육아문제와 관련한 비영리단체(NPO) '플로렌스'의 고마자키 히로키(駒崎弘樹)대표이사는 70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여성의 취업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보육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며 "대기아동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아동은 보육소 시설이 부족 등의 문제로 입소를 하지 못하는 아동으로, 여성노동력 활용을 가로막는 장애물 중 하나로 여겨진다.
다만 고마자키 대표는 성소수자(LGBT)에 대해 '생산성이 없다'고 말한 스기타 미오((杉田水脈) 중의원의 발언을 사례로 거론하며 "인권이나 여성활약 정책과는 거리가 있는 발언이 여당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트렌드 평론가인 우시쿠보 메구미(牛窪恵)씨는 아베 정부에 50점을 줬다. 그는 "청년층의 취직률이 상승하면서 마음의 여유와 희망이 생겼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사회보장이나 장래불안 문제에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는 점이나, 장기정권임에도 대담한 성장전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의욕을 보이는 헌법 개정 문제에 대해서도 "개정을 통해 어떤 나라를 목표로 하는지 이념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총재선거에선 어떤 논전이 오가는 게 바람직할까. 가타야마 교수는 "아베 정부의 거버넌스(조직통치) 능력 검증과 총리에 대한 신뢰도의 문제"가 쟁점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고마자키 대표는 "인구감소 추세에서 현실적이며 미래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비전에 대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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