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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국가무형문화재①] 돈과 권력싸움에 무너지는 전승단체

기사입력 : 2018년09월03일 17:00

최종수정 : 2018년09월04일 14:04

무형문화재 보존단체 내부갈등 심각...주요 전승자 줄이어 제명
국가보조금 횡령 의혹에 사제간 법적 공방까지

[편집자] 이 기사는 9월 3일 오후 4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편집자]대한민국 전통문화의 소산으로 불리는 국가무형문화재가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국가무형문화재 보존단체들이 내부에서 세력다툼으로 내홍을 겪으면서 정상적인 전승 활동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일부 단체는 인간문화재를 제명했고, 또 다른 단체는 후학을 양성해야 하는 전수조교를 모조리 내쫓았다. 주요 전승자 없는 보존단체까지 생기면서 국가무형문화재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위기를 맞이한 국가무형문화재의 실태와 원인을 짚어본다.

[서울 = 뉴스핌] 임성봉 기자 = 국가무형문화재 보존단체가 정부보조금, 후계 구도 등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홍을 겪으면서 주요 전승자들을 줄줄이 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형문화재와 달리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승되는 국가무형문화재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탈퇴에 제명까지”...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수난

북청사자놀음(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을 보존·전승하는 ‘북청사자놀음보존회’는 지난 10년 동안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정상적인 전승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3일 문화재청과 보존회에 따르면 북청사자놀음은 함경남도 북청군에서 시작됐으나 6.25전쟁 당시 피난 온 1세대 실향민들에 의해 우리나라에 계승된 놀이다. 북한에서는 당시 주요 전승자들이 대부분 피난온데다 공산주의 사상이 지배하면서 현재 전승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1967년 이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1967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로 지정된 북청사자놀음 공연 모습. [사진=문화재청]

하지만 현재 북청사자놀음보존회에는 주요 전승자가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 보존회 측이 후학을 양성하는 전수조교 4명을 모두 제명했기 때문이다. 북청사자놀음 마지막 인간문화재였던 이근화선씨는 지난 2015년 별세했다. 사실상 북청사자놀음을 전승할 수 있는 사람이 남아 있지 않은 셈이다.

국가무형문화재 보존단체는 △보유자(인간문화재) △전수조교 △이수자 △전수장학생 단계로 구성돼 있으며 문화재청의 심사를 통해 지정된다. 통상 보유자와 전수조교가 이수자와 전수장학생을 교육한다.

다른 보존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강령탈춤(국가무형문화재 제34호)보존회는 2012년 전수조교 4명, 2014년 전수조교 1명을 제명했다. 현재 남아 있는 전수조교는 단 한명에 불과하다. 비슷한 시기에 전수조교 아래 단계인 이수자들도 10여명 제명됐다.

양주별산대놀이(국가무형문화제 제2호)보존회는 2005년 전수조교 1명이 제명됐다.이후 단체 내부에서 ‘정통성 시비’가 일면서 2012년 전수조교 4명이 자진해서 보존회에서 탈퇴했다. 이수자 20여 명도 이들과 함께 탈퇴해 별도로 ‘양주별산대놀이회’를 꾸려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가무형문화재 보존단체 제명자 현황 [표=문화재청]

이처럼 소속 보존회에서 제명된 주요 전승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봉산탈춤(국가무형문화제 제17호)보존회의 김기수 보유자(인간문화재)를 비롯해 학연화대합설무의(국가무형문화재 제40호)보존회 전수조교 2명, 하희별신굿탈놀이(국가무형문화재 제69호)보존회 전수조교 1명, 남해안별신굿(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 전수조교 2명, 구례향제줄풍류(국가무형문화재 제83-1호)보존회 전수조교 1명 등이다.

소속 보존회에서 제명된 A 전수조교는 “지금의 보존회는 인간문화재나 임원진 눈 밖에 나면 단체에서 제명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도록 한다”며 “사실상 정상적인 전승 활동을 이어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사제간 고소·고발에 국가보조금 횡령 의혹까지

이 같은 문제를 두고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은 보존회 대물림 문제 등을 둘러싼 세력 다툼이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매년 수천만 원 이상 내려오는 국가보조금을 노린 일종의 ‘사유화’ 문제라는 설명이다.

북청사자놀음보존회에서 제명된 전수조교들은 “2015년 별세한 마지막 인간문화재 이근화선 선생이 별다른 직업이 없던 아들 B씨에게 보존회장직을 승계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며 “아들에게 보존회장 자리를 물려주는데 있어 보존회에 오래 몸담고 있던 전수조교들이 방해가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보유자와 아들 B씨, 그리고 전수조교 사이에 10년 동안 갈등이 이어지면서 돈을 둘러싼 법적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전수조교들은 지난해 12월 국립무형유산원에 북청사자놀음보존회가 국가보조금 사용 내역을 조작했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국립무형유산원 측은 지난 6월 사문서위조혐의 등으로 북청사자놀음보존회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최근 북청사자놀음보존회가 지난 2011년도 출연료 입금내역 등을 조작했다고 판단해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북청사자놀음은 국립문화유산원으로부터 매년 5000만 원 이상의 전승지원금을 지원받고 있다.

북청사자놀음보존회가 지난 2011년 국립무형유산원에 제출한 출연료 지급 은행 영수증 내역. 입금날짜만 서체가 다르게 표시돼 있다. [사진=임성봉기자]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북청사자놀음보존회가 출연료 등을 지급했다고 제출한 은행 영수증을 일부 위조한 것으로 의심돼 검찰에 고발, 최근 처분통보를 받았다”며 “다만 약식명령이기 때문에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 구체적인 확인은 어렵다”고 말했다.

북청사자놀음보존회 B 회장은 “제명한 전수조교들은 보존회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끼쳐 총회의 의결을 거쳐 제명을 결정한 것”이라며 “사문서위조 건은 무혐의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정식재판을 청구해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명된 전수조교가 보유자를 고소한 경우도 있다. 강령탈춤보존회에서 제명된 전수조교 2명은 “조교비를 지급받지 못했다”며 이 단체 보존회장(인간문화재 및 보유자)을 지난 2016년 고소했다. 이들은 당초 문화재청의 인간문화재 신청을 두고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가 조교비 지급과 관련한 법적 다툼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수조교 측은 “인간문화재 지정 심사에 보존회장이 자신의 자녀를 단독후보로 올리려고 하면서 갈등을 촉발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보존회장 측은 “전수조교가 권력에 욕심을 내면서 갈등을 일으켜 제명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는 “전국의 거의 모든 보존회가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지만 인간문화재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하다 보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 사이 실력있는 전승자들이 대부분 제명되면서 국가무형문화재와 보존회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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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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