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가전은 융합"…트렌드 랩 통한 '건축·가구·인류학' 등 연구 이색
[런던(영국)=뉴스핌] 양태훈 기자 = "삼성전자 유럽 디자인 연구소는 현지에 적합한 디자인을 찾아내고, 이를 글로벌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가치를 발굴한다. 지금 시대는 큰 변화의 중심에 서 있고, 유럽 디자인 연구소는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플리트 플레이스에 위치한 삼성전자 유럽 연구소를 찾았다. 유럽 연구소는 삼성전자의 3번째 해외 디자인 거점이자 유럽의 문화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이를 디자인에 반영하기 위해 지난 2000년대 설립된 곳이다.
펠릭스 헤크 삼성전자 유럽 디자인 연구소장. [사진=삼성전자] |
◇영역 불문 협업으로 '시대의 트렌드'를 이끈다
유럽 디자인 연구소의 내부는 하나의 칸막이도 없는 개방적인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40여 명에 달하는 디자이너들이 동료들과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창의적인 결과물(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소통하고 있었고, 주제도 헤드폰부터 PC, 로봇까지 다양했다.
펠릭스 헤크 삼성전자 유럽 디자인 연구소장은 이에 "런던은 유럽의 중심지로 다양한 문화가 융합돼 런던만의 특유한 정취를 보여주는 장소"라며 "이것이 삼성전자 유럽 디자인 연구소의 거점이 런던에 위치한 이유"라고 연구소를 소개했다.
그는 "런던은 기술과 문화, 스타트업의 중심지로, 우리는 유럽에 적합한 디자인을 찾아내고, 이를 글로벌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을 발굴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며 "유럽 디자인 연구소에는 디자인 외 인문학, 경영학, 패션 등 폭넓은 전공분야와 다양한 국적의 문화적 배경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외부 전문가들과 활발히 협업을 진행, 특히 혁신적인 디자인을 발굴하는 '트렌드 랩'을 통해 사용자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 디자인 연구소의 핵심 TF '트렌드 랩'
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트렌드 랩의 대표적인 성과는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올해 독일의 iF 디자인상을 수상한 '오딧세이' PC다.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로 트렌드 랩을 이끌고 있는 까밀 해머러 랩장은 이에 대해 "가전은 이제 단순한 기능을 넘어, 패션과 어울러져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진화하는 추세"라며 "트렌드 랩은 문화적 변화를 야기해 제품의 콘셉트까지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까밀 해머러 삼성 유럽 디자인 연구소 트렌드 랩장. [사진=삼성전자] |
이어 "성별, 인종, 직업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과거의 시대는 지났고, 오늘날 사람들은 기호에 따라 제품을 유연하게 선택하고 있다"며 "트렌드 랩은 이를 '라이프 인 플럭스'라고 정의, 우리는 문화와 디자인을 융합하고, 디지털과 탈 구체화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수요 이해하고 제품화에 반영"
삼성전자가 올해 유럽 최대의 가전 전시회 'IFA'에서 선보인 3세대 패밀리허브 냉장고 역시 유럽 디자인센터의 작품이다.
유럽 디자인 센터는 삼성전자의 '프레임 TV'처럼 일상에 조화롭게 녹아드는 디자인을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접목, 냉장고 도어에 위치한 터치스크린에 달력이나 시간 등을 보여줌으로써 제품의 활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정 내 중심공간인 부엌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수요를 적극 반영했다.
까밀 해머러 트렌드 랩장은 "밀레니얼 세대는 요리를 즐겨하고, 이를 부엌에서 공유하는 것을 선호하는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패밀리 허브 냉장고에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최근 디자인의 키 트렌드는 사람의 삶이 유연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으로, 지금 시대는 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며 "사람들의 삶은 소유의 개념에서 벗어나 유동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삼성은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유럽의 최대 프리미엄 시장인 '빌트인(매립형)' 가전을 공략하기 위한 디자인 연구도 유럽 디자인 연구소를 통해 진행 중이다.
fla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