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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폐건물들…광주·부산비엔날레를 가다

기사입력 : 2018년09월14일 09:16

최종수정 : 2018년09월14일 09:28

광주는 옛 국군광주병원…부산은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 활용
강수정 학예연구관 "문화재생사업,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없애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최근 폐건물들이 예술 공간으로 새 단장해 관람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9월 초 개막한 2018광주비엔날레와 2018부산비엔날레는 지금은 이용되지 않는 옛 건물들을 전시장으로 탈바꿈해 비엔날레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광주와 부산 비엔날레 모두 개최 지역의 역사적 특징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전시장으로 선정했다. 광주는 5·18민주화운동의 흔적이 남은 옛 국군병원을, 부산은 한국전쟁 당시 두 번의 화폐개혁이 실시된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를 전시장으로 마련했다.

구 국군광주병원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사에 연행돼 심문하는 과정에서 고문과 폭행으로 부상을 당한 시민들이 치료를 받은 곳이다. 치료를 받는 중에도 계엄사 수사관들이 파견돼 취조를 당하는 등 고통을 받았다.

[광주=뉴스핌] 이현경 기자=구 국군광주병원 2018.09.06 89hklee@newspim.com

한국의 민주화 역사의 아픔을 품은 구 국군광주병원에는 카데르 아티아의 '영원한 지금(Enternal Now)'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카데르 아티아는 알제리인 부모를 둔 프랑스 출신 작가로 주로 이민자와 혼합문화,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에 관한 작품으로 활동하는 작가다. 이번 광주비엔날레를 위해 그는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은 개인과 집단의 상처를 금 간 나무 기둥과 스테이플러 철심 등으로 표현했다. 아울러 이 상처는 지우려 해도 없어지지 않는 시간의 순환을 보여준다.

구 국군광주병원 오른쪽 언덕에 위치한 교회에는 마이클 넬슨의 '거울의 울림(Mirror reverb)'이 전시되고 있다. 마이클 넬슨은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영국관 참여 작가로 대형 설치 작업을 통해 심리적, 내면적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광주=뉴스핌] 이현경 기자=옛 국군광주병원 내부 모습(왼쪽)과 카데르 아티아의 '영원한 지금' 2018.09.06 89hklee@newspim.com

이곳에서 그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치열했던 현장을 '거울'로 기록한다. 병원 터에서 떼어낸 60여 개의 거울과 전등, 스위치, 문, 손잡이 등 건축 부속물로 장소특정적 작품을 만든거다. 관람객들은 교회 안 흩어진 거울과 그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공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2018부산비엔날레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를 전시장으로 기획했다. 한국전쟁 기간 동안 수도의 역할을 했던 부산의 역사적 맥락을 가진 곳이 한국은행 부산본부다. 또한 한국 건축가 1세대인 이천승 선생이 설계해 1963년 완공된 건물로 근대적 조형미와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2013년 부산광역시 문화재 70호로도 지정됐다.

[광주=뉴스핌] 이현경 기자=옛 광주국군병원 교회에 설치된 마이크 넬슨의 '거울의 울림' 2018.09.06 89hklee@newspim.com

이곳에서는 '공상과학이라는 수단을 통한 투사와 예견'을 주제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고 해석한 다양한 설치와 회화, 영상 아트가 펼쳐진다. 아프로퓨처리즘(Afrofuturism, 아프리카 미래주의)을 은유하며 기후 변화, 정부통제, 금지된 영역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케냐 출신 작가 와누리 카히우의 '불모의 땅'(2009) 등 이색적인 작품을 경험할 수 있다.

광주와 부산비엔날레 뿐 아니라 해외 비엔날레에서도 폐건물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들이 진행된 바 있다.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에서는 옛 조선소를 미술관으로 재구성한 전시관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과거 해외 미술관에서도 포착된다. 유럽의 유명 미술관 중 하나인 테이트모던미술관은 2000년에 발전소를 개조해 개관했고, 프랑스 오르셰미술관은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바꿔 1986년 12월 문을 열었다.

[부산=뉴스핌 이현경 기자=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2018.09.07 89hklee@newspim.com

이 같은 현상은 국내에서는 '문화재생 사업'으로 통하고 있다. 옛 서울역인 문화역서울284가 전시장으로 새 옷을 입었고, 고려제강의 와이어를 생산하던 공장은 미술관 F1963으로 새 단장해 관람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 14년 동안 가동이 중단됐던 청주연초제조창은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강수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은 "해외에서는 섬이나 오래된 성에서 예술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대표적으로 중국의 '798예술구'를 예로 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798예술구는 저렴한 작업공간을 찾던 예술가들이 1990년대 경제난으로 공장 문을 닫고 임대업으로 전환한 사업자들에 공간을 빌리면서 시작된 예술 프로젝트다.

[부산=뉴스핌 이현경 기자=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전시된 와누리 카히우의 '불모의 땅' 2018.09.07 89hklee@newspim.com

이렇듯 버려진 폐건물의 문화공간으로의 재탄생은 현재 진행형이다. 강수정 학예연구관은 "큐레이터 입장에서 봤을 때, 버려진 공간이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한다는 건 예술이 관람객과 소통할 기회를 얻는다는 의미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옛 기무사 건물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재탄생하고, 공장이나 폐건물을 문화공간으로 바뀐 여러 사례를 보면 "산업이 발전하거나 사회가 발전하면서 버려지는 공간이 생긴다.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담은 옛 공간에서 예술가가 작품을 통해 공간의 새로운 의미와 맥락을 찾아내는 거다. 그러면 관람객은 현대미술이 일상이 되고, 내 삶이 예술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화여자대학교 박일호 교수도 버려진 옛 건물을 문화공간로 재탄생하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박 교수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건 아주 좋은 일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지으려 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유럽의 옛 건물을 보기 위해 우리는 돈을 주고서라도 가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공장, 기차역 등 현재는 활용하지 않는 버려진 건물을 보면 전시에 적합한 공간이다. 공간이 넓고 높이가 커서 미디어아트 설치도 가능하다. 이와 같은 사업이 잘 활용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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