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전시 시대 이제 끝났다…집약된 형태 전시 개최 필요
34개국 66명(팀)작가 참여, 125점 작품 전시
부산현대미술관,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서 65일간 개최
[부산=뉴스핌] 이현경 기자 = 2018부산비엔날레가 초대형 전시를 지양하고 작품의 수를 줄이는 대신, 작품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올해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 크리스티나 리쿠페로(Christina Ricupero)는 "양으로 승부하는 전시가 초대형 전시다. 무조건 작품 수가 많아야 하는 전시 규모를 키우는 추세가 10년간 이어졌지만, 이제는 집약된 형태의 전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7일 부산 사하구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2018부산비엔날레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이날 함께 참석한 큐레이터 외르그 하이저(Jörg Heiser)도 "초대형 전시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부산=뉴스핌] 이현경 기자= 전시감독 크리스티나 리쿠페로(Christina Ricupero)와 큐레이터 외르그 하이저(Jörg Heiser)가 7일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된 2018부산비엔날레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2018.09.07 89hklee@newspim.com |
올해 2018부산비엔날레는 '비록 떨어져 있어도'를 주제로 34개국에서 66명(팀)의 작가가 참여, 125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하루 먼저 개막한 광주비엔날레는 43개국 165명(팀) 작가가 함께하고, 3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비슷한 시기에 개최된 두 비엔날레의 작품 수와 참여작가 수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최근 국제적인 대규모 전시에서도 전시 공간과 작품 수를 줄여 성과를 낸 사례가 있다. 2017년 독일의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38명), 2017년 제15회 이스탄불 비엔날레(66명), 올해 제10회 베를린비엔날레(46명)이다. 크리스티나와 외르그는 "가장 전문성 있는 관객까지도 지치게 만드는 초대형 전시의 시대가 이제는 끝났다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부산=뉴스핌] 이현경 기자=게디미나스 우르보나스와 노메다의 '변이' , 천민정의 '초코파이 함께 먹어요', 최원준 '나의 리상국'(위로부터) 2018.09.07 89hklee@newspim.com |
이번 비엔날레에서 지향하는 목표는 익히 알려진 미술 작품을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작품과 병치해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고 동시에 질문을 제기함으로서 광범위한 소재의 작품을 풍부하고 다층적인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외르그는 "기존작과 최근작, 그리고 역사적인 흐름이 있는 작품도 함께한다. 신작은 전시 주제와 전세계의 변화 고려한 작품을 위주로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한국의 분단 상황을 들여다보는 작품도 소개한다. 크리스티나는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한국의 분단을 논리적 시발점으로 둔다. 다수의 작품에서 다양한 각도로 한국의 분단 상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부산=뉴스핌] 이현경 기자=구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2018부산비엔날레 전시가 펼쳐진다. 2018.09.08 89hklee@newspim.com |
아울러 관람객은 2018부산비엔날레에서 광범위한 이념적 논쟁이나 해결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창의적이고 심령적인 시선과 깨달음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았다.
외르그는 "작가들은 분단된 상태를 미학적으로 푼다. 분할된 영토의 심리적 지형도를 다룬다고 보면 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권력이 어떤 방식으로 세계를 지배하는지 파악하게 하며 이 관계에서 사람과 심리, 영토,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민족 간 어떤 갈등이 초래되는지 서사적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티나는 "전시의 목적은 분열된 영토라는 주제에 대해 나열하거나 논평하는게 아니다"라며 "관람객들은 이 전시를 보고 생각하고 깨닫고, 혹은 조금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18부산비엔날레는 8일 개막해 11월11일까지 65일간 부산현대미술관과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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