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 경제가 2분기에 0.3% 성장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과 로이터 통신이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전망치 0.1%보다는 높았지만 전분기 0.7% 성장률에 비해서는 크게 떨어진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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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거리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분기의 미지근한(tepid) 성장률은 다음 번 금리 인하를 고민하는 영란은행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잘 드러낸다"고 진단했다.
영국 물가가 고공 행진을 계속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해야 하지만 성장률이 둔화되면 금리를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영국 통계청은 14일(현지시간) 영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에 비해 0.3%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분기별 GDP는 작년 3분기 0.0%, 4분기 0.1%, 올해 1분기 0.7%를 기록하는 등 우상향 행보를 보이다 이번에 뚝 떨어졌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성장률이 정부가 지출을 1.2% 늘린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부문별로는 영국 경제의 약 80%를 차지하는 서비스가 0.4% 성장했고, 건설도 1.2% 확장했다. 반면 생산 부문은 0.3% 감소했다. 월별로는 4월과 5월 연속으로 0.1%씩 감소를 기록한 뒤 6월에 0.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계에서는 올 가을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이 세금 인상안을 들고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루스 그레고리는 "2분기 GDP 수치는 반가운 서프라이즈"라면서 "그럼에도 리브스 장관은 아마 가을에 세금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보험료 인상 등의) 정책 결정과 높은 시장 금리가 리브스 장관의 재정적 여유를 침식하고 있다"며 "이번 GDP 성장 지표 만으로는 세금 인상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영국 정부의 재정 적자가 200억 파운드를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이를 메꾸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세금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경제의 전망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시선이 우세하다.
영국산업연맹(CBI)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벤 존스는 "오늘 발표된 지표는 올해 초에 나타난 강력한 성장이 일회성이며 기저 상황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업 비용 증가와 노동 시장 냉각, 투자 의향 약화, 전반적으로 침체된 경기 전망 속에서 영국은 회복력과 침체 사이의 좁은 길을 걷고 있다"고 진단했다.
ihjang6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