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 전문가 예상 깨고 수상
'방송계의 오스카상' 풍자와 비판 가득한 시상식
[로스앤젤레스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방송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제70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이 17일(현지시각) 풍자와 비판으로 문을 열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는 수상 결과가 화제다.
제70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는 SNL의 콜린 조스트와 마이클 체가 진행을 맡았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서프라이즈와 풍자로 유명한 시상식답게 제70회 에미상에서는 할리우드의 다양성 부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만연한 인종차별과 성희롱 문제에 관한 이야기가 스스럼없이 오갔다.
버라이어티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의 케이트 맥키넌과 케넌 톰슨은 존 레전드, 리키 마틴, 루폴 등과 함께 '할리우드의 다양성 부재'를 비판하는 개막 공연을 선보였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마이클 체와 콜린 조스트는 사회를 맡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섞인 농담으로 문을 열었다.
마이클 체는 "재능 있고 창조적인 할리우드인들과 오늘 밤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 아직 경찰에 다 끌려가지는 않았나보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할리우드에 만연한 성희롱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거물 제작사 하비 와인스타인 성폭행 의혹을 시작으로 할리우드는 '미투 운동'의 본거지가 됐다.
제70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왕좌의 게임' 출연진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시상식에서는 '왕좌의 게임'과 '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이 각각 드라마 부문과 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챙겼다.
지난해 후보 등록 자격에 미달했던 HBO채널의 중세극 '왕좌의 게임'은 유력한 후보였던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Hulu)의 '핸드 메이즈 테일'을 제치고 에미상을 탈환했다. '왕좌의 게임'이 에미상에서 작품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3번째다.
방송비평 사이트 인디와이어(IndiWire)의 마이클 슈나이더(Michael Schneider) 편집국장은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이 거의 1년 전에 방송돼 대중에게 잊혔을 것이다. '핸드 메이즈 테일'이 더 최근에 나온 작품이고, 지난해 1시즌 만에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을 받은 만큼 강력한 수상 후보"라고 말했지만, 이변이 일어났다.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에는 NBC 감성가족드라마 '디스 이즈 어스'에서 인정 많은 아버지를 연기한 스털링 브라운이 주목받았으나, 결국 '아메리칸스'의 매튜 리스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은 넷플릭스의 영국시대극 '더 크라운'에서 주연을 맡은 클레어 포이가 수상했다. '핸드 메이즈 테일'의 엘리자베스 모스가 2회 연속 수상이 유력하다는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BBC '킬링 이브'의 산드라 오는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에미상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트로피를 얻기는 쉽지 않았다.
제70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 출연진 [사진=로이터 뉴스핌] |
코미디 부문에서는 작품상을 독식했던 '모던 패밀리(4회 수상)'와 '부통령을 부탁해(3회 수상)'가 사라지며 새로운 대결 구도가 펼쳐졌다.
한국에서는 '차일디쉬 감비노'라는 가수명으로 더 유명한 만능엔터테이너 도널드 글로버는 자신이 제작을 맡고 출연까지 한 시리즈 '애틀랜타'로 기대를 모았으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모두에서 고배를 마셨다.
'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은 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챙기며 아마존 프라임 시리즈 중 최초로 에미상을 받았다. 같은 프로그램의 레이첼 브로스너핸은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은 '배리'의 빌 헤이더가 받았다.
현지시각으로 이날 저녁 5~8시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0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은 NBC 채널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yjchoi753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