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로 투기수요 유출..지난 3~4년 오른 데 따른 부담
"공급 해소 어려워 연말까지 하락 지속".."양극화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집값이 하락하는데도 정부 규제가 이어지는 부산광역시 주택 시장에 위기가 커지고 있다. 부산은 청약 조정대상 지역에서 해제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해제되지 않았다.
실제 부산 집값은 지난 1년간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부산 아파트시장에 규제가 완화되고 미분양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내다봤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부산 아파트 가격이 지난 3~4년간 많이 올랐기 때문에 최근에는 그에 따른 조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부산 부동산 시장이 지난 3~4년간 많이 올랐고 분양 물량도 꽤 많았다"며 "연말까지는 시장 가격이 하락하거나 약보합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9월 후 1년째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7.6으로 집계되면서 작년 9월의 100.1에 비해 2.4% 떨어졌다.
[자료=한국감정원] |
미분양 중에서도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부산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315가구로 서울(20가구)의 15.75배 수준이다. 직전월인 지난 7월의 323가구에서 줄어들었지만 6월의 251가구에 비하면 더 늘어난 규모다.
전문가들은 부산 부동산 가격이 지난 3~4년간 많이 올랐기 때문에 최근 하락은 그에 따른 조정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현재 부산에 공급된 물량이 많기 때문에 이들이 해소될 때까지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병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부산 부동산은 이전에 다른 지방 도시들이 약보합을 보일 때도 상승했다"며 "2015년 7.72% 올랐고 2016년에 10.95%, 2017년에 2.3%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아파트 가격이 지난 3~4년동안 많이 올랐던 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그에 따른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에서는 분양 물량도 꽤 많았다"며 "지난 2014년~2017년까지 2만가구 넘게 공급됐고 올해도 거의 2만가구가 분양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 지속적으로 분양 물량이 공급됐던 점이 가격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는 부산 부동산시장 경기가 악화된 것은 정부 규제로 투기수요 및 가수요가 빠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부산에서 가장 선호도 높은 주거지인 해운대 지역에서 가격이 먼저 떨어지자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부산 분양시장에도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이전에는 부산 부동산 시장에 투기수요, 가수요가 많아서 경쟁률이 부풀려져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부산이 정부 조정대상지역에 들어가자 가수요가 빠지면서 투자 경쟁이 둔화됐고 계약률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산에서 해운대 지역이 먼저 가격이 떨어지다보니 심리적 영향으로 인해 투자수요가 줄어들었다"며 "이러한 상황이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에 현재 공급된 물량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아파트 가격 상승이 요원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부산 아파트 시장이나 분양수요가 호전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공급도 많은 데다 아파트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수요도 위축된 상태기 때문에 당분간은 부산 부동산 경기가 별로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윤 연구원은 "현재 (분양이) 예정돼 있는 사업장은 2만2000가구 정도로 대부분 규모가 큰 재개발 단지"라며 "청약규제가 강화되고 1순위 요건이 강화되자 이들 요건을 갖춘 수요자들이 줄어들어서 대단지 물량들이 빨리 소진되기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집값이 중장기적으로는 다시 오르겠지만 내부에서 양극화가 벌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산은 대도시이기 때문에 5년 정도 중장기로 보면 부동산 가격이 심각하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산 안에서도 해운대, 광안리를 비롯한 주요 지역은 집값이 장기적으로 계속 상승하는 반면 외곽 지역은 계속 떨어지는 양극화가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