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의 구직활동이 점점 빨라지면서 일본 게이단렌(経団連)이 오는 9일 채용지침을 폐지할 것 같다고 2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게이단렌은 채용 일정과 관련해 '3월 설명회 개시', '6월 면접 개시' 등의 지침을 정하고 있으며 회원사들에 이를 준수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일본 정부 역시 게이단렌의 지침을 근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정례 기자회견에서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 게이단렌 회장은 "게이단렌이 모든 학생을 통솔하는 것도 아닌데 (지침을 내린다는 이유로) 여러 비판을 받고 있다"며 "몇월에 해금(解禁) 같은 말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지침이나 기준도 내지 않으려 한다"며 채용지침 폐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나카니시 히로아키 게이단렌 회장이 3일 정례기자회견에서 2021년 봄 입사 대상자부터 채용방침을 철회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NHK] |
지난 1일 오후 도쿄(東京)도에서 열린 금융대기업 리소나(りそな)그룹의 내정식엔 약 400명이 참가했다. 조치(上智)대 4학년이라고 밝힌 여성은 "지금까지는 부모님께 도움을 받는 입장이었다"며 "앞으로는 사회인이 돼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3학년 가을부터 취직활동을 시작해 인턴십을 거쳐 총 3개 회사에서 내정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구직자 우위 시작이라고는 들었지만 (내정을 받고나서) 실감했다"고 말했다.
취직정보 기업 '리크루트 커리어'에 따르면 9월 1일 기준 일본 대학생의 내정률은 91.6%로 지난해 대비 3.2%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지난 3년새 최고치였다.
일손 부족으로 구직자 우위 시장이 되면서 기업 중에는 게이단렌의 지침인 6월보다 이른 시기에 면접 등을 진행하는 곳이 많아졌다. 게이단렌 지침이 유명무실화되고 있다는 지침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가속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가 인턴십이다. 취직정보 기업 '마이나비'에 따르면 인턴십에 참가하는 대학생의 비율은 78.7%로 이 중 과반수가 3학년 8월에 첫 인턴십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게이단렌 측은 오는 9일 정·부회장 회의에서 정식으로 채용지침 폐지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게이단렌의 지침이 폐지되면 채용·구직활동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학 측은 반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혼란 수습을 위해 이번달 중순 게이단렌과 대학 관계자 등을 만나 대화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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