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NFC·지정맥 등 카드사 당 3~4개 서비스 출시 기본
"간편결제 포인트는 편의성…지금은 고객 학습해야 해"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결제시장의 터줏대감인 신용카드사들도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마다 3~4개의 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등 구색 맞추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효성을 높이려면 수가 아닌, 편의성을 높여야한다는 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39조9906억원으로, 전년보다 4배가량 급증했다. 이용건수도 147% 증가한 212만4300건이다. 간편결제 80%가량은 간편결제 플랫폼(삼성·네이버·카카오·페이코페이 등)에 신용카드를 등록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카드사와 공생관계인 것.
하지만 카드사들은 올해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에 고삐를 죄고 있다. 간편결제 사업자 영향력이 확대될 수록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를테면 지금은 거의 부담하지 않는 간편결제 플랫폼 탑재 수수료를 내야하거나, 좋은 조건을 확보하기 위한 카드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현재 카드사들이 시장에 내놓았거나, 출시할 예정인 간편결제 서비스 수는 약 3~4개에 이른다. 카드사들이 각기 간편결제 서비스에 구현하고자 하는 기술이 다르고, 이 과정에서 카드사들도 이해관계에 따라 각각 떨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하고 있어서다.
카드사 대부분은 자체 앱카드를 통해 QR코드(CPM 방식), 바코드, NFC(근거리무선통신) 서비스를 각각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카드사 공동 NFC 서비스인 '저스터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저스터치는 앱을 열어야하는 앱카드 NFC와 달리 스마트폰 화면만(잠금 해제) 켜져있으면 결제가 된다.
최근에는 QR코드 개발이 대세다. 비씨카드는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국제결제 표준규격(EMV)의 QR코드(CPM)를 선보였다. 금융감독원 주도로 신한, 비씨, 롯데카드는 '통합형 QR코드(MPM 방식)'도 준비하고 있다. CPM 방식과 달리 MPM 방식은 매장 벽에 부착된 QR코드를 고객이 찍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신한, 하나, 비씨, 롯데카드는 손가락 정맥 패턴을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개발 중이고,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은 별도의 QR코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다양한 결제수단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의 간편결제 서비스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비스마다 각기 다른 방식을 학습하는 것이 간편결제 취지와 달리 소비자에는 되레 불편함을 준다는 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이미 카드 보급률이 매우 높아 편의성이 떨어지면 플라스틱 카드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로 넘어갈 이유가 없다"며 "카드사들이 새로운 것, 신기한 것이 아닌 편리한 것을 찾아 정착시키는 방식으로 간편결제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명식 상명대 교수(신용카드학회장)도 "기존 결제 수단과의 차별성을 높이고, 유사성을 어떻게 커버하느냐가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중요하다"며 "카드사들은 최근 '구색 맞추기' 차원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큰 혜택이 없다면 고객이 굳이 학습해 서비스를 쓰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