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L 해병 2사단·육군 7군단 '후방 배치' 연구과제 공개돼
군 안팎서 "남북 화해무드도 좋지만…안보공백 우려" 제기
KIDA "어디까지나 자체 연구일 뿐…올해 초부터 진행" 해명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군 연구소가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배치된 해병대와 육군 군단급 부대를 후방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국방연구원(KIDA)는 최근 해병대 2사단의 역할 및 배치에 관한 연구, 안보환경 변화에 따른 군사 배비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 김포시와 강화군 일대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대 2사단을 인천 부평에 있는 육군 17사단 주둔지로 옮긴다는 구상이다. 또한 북한군이 남침하면 주둔지를 떠나 북쪽으로 진격하는 유일한 군단인 육군 7기동군단은 남쪽으로 이동시킨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같은 구상이 드러나면서 군 안팎에서는 안보 공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반도 평화무드에 따른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의 일환이더라도, 남북 군사당국 간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국방정책 수립에 있어 영향력이 큰 KIDA의 연구자료인 만큼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12년 9월 실시된 육군 제7기동군단의 통합화력훈련 모습.[사진=국방부 홍보영상 캡쳐] |
이와 관련, 군의 한 관계자는 “최근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을 고려했다면 특히 해병대는 공세전력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전방에 배치해두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때문에 17사단을 대신 넣고 작전지역 조정 등의 구상을 검토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IDA는 정부에서 부여한 연구과제가 아니라 연구원이 올해 초부터 자체적으로 진행해온 연구과제라고 해명했다.
KIDA는 이날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국방부나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제기된 부여 연구과제가 아니다”라면서 “어디까지나 자체 연구과제로 올해 초 군사발전 연구센터에서 시작해 현재까지 진행 중인 과제”라고 설명했다.
KIDA는 그러면서 “해병대 2사단의 역할과 배치에 관한 연구는 90년대부터 계속 제기돼 오던 것”이라며 “해병대 2사단의 역할 재정립 문제를 검토하고 역할에 부합한 배치에 관해 여러가지 안을 검토한 중장기적인 기초연구”라고 해명했다.
KIDA는 또한 “안보 정세 변화에 따른 군사전략과 부대 배치 연구는 미래 군사전략의 일환으로 다양한 부대 배치 형태를 이론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라며 “특정부대의 이동이나 배치를 고려하지 않은 개념연구”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KIDA의 말처럼 그동안 여러 논의가 있었던 연구이고 처음이 아닐 것”이라면서 “다만 지금까지 잠잠하다가 갑자기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최근 한반도 정세 변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