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 왔던 미국 기업들이 정작 오는 11월 6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는 공화당 후보들에 줄 서기를 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왔던 미국 상공회의소는 위스콘신 주(州)에서 유세 중인 친(親) 트럼프 공화당 후보 레아 부크미르를 지지하며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후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공화당과 기업들의 관계가 다소 껄끄러워지기는 했으나 수십년 간 이어온 유착 관계가 쉽게 깨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 장기화, 유럽 무역 파트너국들과의 긴장, 이민 강경책 등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기업 로비단체들은 대부분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지켜내,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및 규제완화 정책이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대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면 이러한 친기업 정책들은 위기에 처하게 되고 가능성은 낮지만 민주당이 상원까지 차지하면 이러한 정책들이 뒤집어질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선거자금이 민주당 쪽으로 더 많이 몰렸다. 비영리 정치자금 감시단체인 책임정치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올해 선거비용은 총 52억달러(약 5조9228억원)로 역대 가장 비싼 중간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주당 개인 후원자들의 후원금이 대폭 증가한 영향이다. 현재까지 상하원 유세 모두에서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더 많은 선거자금을 확보했다.
부문별로 국방·에너지·농업 부문은 중국의 보복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으로 공화당 후보들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 법조계·노동연합 등은 민주당에 충성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갈아타기를 한 산업 부문이나 기업들도 꽤 있다.
책임정치센터에 따르면, 월가 금융기관들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공화당보다 민주당에 더 많은 선거자금을 후원했다. 애플과 알파벳 등 실리콘밸리도 민주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하지만 개별 기업들은 과거보다 어느 한 쪽 편을 드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마리아 패터슨 뉴욕대 교수는 “올해 정치가 워낙 양극화돼, 기업을 이끄는 책임자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자신의 고객과 직원, 주주들을 화나게 할 사람이 아닌지 철저하게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기업 로비스트는 무역도 중요한 사안이기는 하지만 후보의 전체적 정책 기조를 따져봐야 한다며, 최근 수년 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과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메사추세츠) 등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민주당이 더욱 좌파로 기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한다고 해도 친 트럼프 공화당 의원들보다 더욱 열린 무역 정책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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