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등급 내려가면 현대캐피탈·카드 강등 가능성 높아"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가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신용등급 강등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내부회의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신용등급 강등 결정을 앞둔 사전작업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기평은 지난 1일 내부회의를 열고 현대차 금융계열사의 신용등급 유지와 강등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했다. 이 회의는 전날(지난달 31일) 현대·기아차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뀐 뒤 열렸다.
채권업계에선 내부회의가 열렸다는 사실 자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증권사 크레딧 담당자는 "보통 신용등급 떨어뜨리고, 공시하기 전에 내부회의 한다"면서 "현대캐피탈·현대카드를 놓고 내부회의에 들어갔다는 것은 등급을 '내려야 하나', '유지해야 하나'에 대한 심각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등급하향에 대한 사전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신용등급 강등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는 현대차 모기업 지원 가능성으로 1노치(등급) 상향이 반영돼 있는 것이 없어진다"면서 "강등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채권영업부장 역시 "현대캐피탈은 완성차 업체의 판매차량에 대한 금융을 제공하는 회사"라면서 "현대차그룹 사업구조상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영업 및 재무적 연관 관계가 매우 높아 현대차 떨어지면 같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여타 신평사 입장은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송민중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현대차 등급이 내려갔다고 해서 계열사 등급까지 기계적으로 등급 하향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현대·기아차가 안 좋아지만 부품사 등 계열사 실적이 같이 안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신평사들이 현대차를 비롯해 계열사 등급을 낮췄는데 무디스와 S&P 모두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모회사, 자회사 관계없이 동일한 신용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현대차가 최상위 등급을 받는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지난달 31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내리며,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글로벌 신용등급도 BBB+에서 BBB0, A-에서 BBB+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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