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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앵란 “고 신성일, 미안하다…저승서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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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배우 엄앵란이 남편인 故(고) 신성일을 떠나보낸 심경을 털어놨다.

엄앵란은 4일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때만 해도 (신성일이) 건강하셨다. 그때도 돌아가셨다는 소문이 나서 자기가 보여줘야 한다고 갔다 왔다. 그러더니 상태가 더 안좋아졌고 큰 병원에 다시 갔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배우 엄앵란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배우 故(고) 신성일의 빈소에서 취재진에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18.11.04

이어 “남편은 뼛속까지 영화인이었다.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도 영화를 이렇게 찍고 저렇게 찍자고 하더라. 정말 가슴 아팠다. ‘이렇게 영화를 사랑하는구나, 이런 사람이 버텨서 오늘날 좋은 작품들이 나오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남편 붙잡고 울었다. 죽어가면서도 영화 이야기를 하느냐고 했다. 음식을 줘도 ‘내가 촬영하려면 이걸 먹어야만 해’라고 먹었다”고 떠올렸다.

엄앵란은 “(신성일은) 부부이면서 동료다. ‘가정 남자’가 아니라 ‘사회 남자’, ‘대문 밖 남자’였다. 일에 미쳐서 모든 집안일은 나에게 맡기고 영화만 하고 다녔다. 그래서 아마 이런저런 역할을 다 소화해 냈을 거다. 일 말고는 신경 안썼다. 늦게 들어와서 자고 나갔다. 스케줄이 바빴다. 이제야 재밌게 사려나 했더니 돌아가셨다. 내 팔자가 이렇다”며 한탄했다.

그는 “어제 사망 오보가 나왔다. 그걸 확인하려고 제주도에서까지 연락이 왔다. 그런 팬들 전화를 받으니까 우리 가족사, 사생활은 포기할 수 있더라. 이 사람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힘이 생겼다”며 “우리는 동지다. 서로에게 남자도 여자도 아닌 영화하는 동지다. 우리의 대표작은 역시나 ‘맨발의 청춘’”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마지막 말을 묻자 “난 3일 전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봤다. 딸이 ‘아버지 하고 싶은 말 해봐’라고 하니까 ‘재산 없어’라고 했다더라. 그리고 나에게 할 말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참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했다’고 했다. 그걸 들으면서 그 남자는 역시 사회적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존경했고 55년을 살았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엄앵란은 “나도 늙어서 다리가 아파서 오래 서 있지 못한다”고 양해를 구하며 고 신성일에게 “저승에 가서도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라. 그래서 재밌게 손잡고 구름 타고 하늘 타고 전 세계 놀러 다녀라”는 말을 남겼다.

고 신성일은 이날 오전 2시25분께 폐암 투병 끝에 향년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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