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국경 지역이 이른바 ‘캐러밴’ 이주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마약과 살인 등 강력 범죄와 정치적 박해, 극심한 가난을 피해 미국으로 진입하려는 중남미 이주민들이 현역군에 무더기로 체포되는가 하면 미국 현지 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캐러밴(중미 이민자 행렬)에 합류한 이민자들이 멕시코 북서부의 국경도시 티후아나에 도착해 멕시코와 미국 간 국경 울타리 위에 걸터앉아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16일(현지시각)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와 멕시코 북서부 티후아나의 국경 지역에 도착한 캐러밴 이민자와 현지 지역 주민들 사이에 과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민자들과 이들의 진입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이 뒤엉키면서 부상자가 속출했고, 취재진들 역시 피해를 입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애리조나의 국경 지역도 일대 혼란이 펼쳐졌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최근 이틀 사이에 국경 수비대가 650여명의 캐러밴 이민자들을 억류했다.
수비대는 55명의 중남미 불법 이민자들이 콜로라도 강을 건너다 적발됐고, 국경 지역의 펜스를 넘으려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한 달 가량 악천후와 거친 산길을 견디며 캐러밴에 몸을 의지한 채 3000마일을 달려 온 애나 리디아 크루즈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LT)와 인터뷰에서 “멕시코를 통과할 때까지는 음식료와 잠 잘 곳을 제공하는 이들로부터 환대를 받았는데 미국 국경 지역에 진입하면서 상황은 판이하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의 국경 지역에서 가장 먼저 접한 것은 캐러밴 행렬을 못 마땅해하는 현지 주민들의 시위 장면이었다는 것.
취임 직후부터 반이민 정책에 적극적인 행보를 취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전 이미자들을 ‘캐러밴 침공’이라고 비판하며 국경 지역에 7000여명의 군대를 배치했다.
아울러 그는 이민자들의 망명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캐러밴 이민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8 회계연도 남부 국경 지역에서 체포된 불법 이민자들이 52만109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25% 급증한 수치다.
온두라스와 과테말라 등 중남미 국가의 캐러밴 행렬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밀려드는 인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들에게 식량과 식수, 임시 피난처를 제공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민연구센터의 제시카 배건 이사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민자들을 위해 마련된 임시 거처는 물론이고 버스 정류장과 체포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정부 시설까지 이미 만원”이라며 “국경 지역에 일대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