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에서 극우 세력이 주도하는 폭력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수사가 극우 세력에게 폭력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전 세계 테러리즘에 관한 워싱턴포스트(WP)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극우 정치 이념에 따른 공격은 수십 건의 총격과 폭발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국내 극단주의보다 더 많은 폭력으로 이어졌다.
WP에 따르면 좌익이 주도한 폭력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백인 우월주의자와 극우 세력의 공격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증가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는 더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는 특히 이들 극우 세력의 폭력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달만 해도 극우 세력에 의한 폭력 범죄는 13명의 죽음으로 이어졌다. 켄터키주에서는 한 남성이 흑인 교회에 들어가려다 2명의 흑인의 목숨을 빼앗았다. 피츠버그의 시너고그(유대교 회당)에서도 중미 이민자에 대한 분노를 표시해 온 한 반유대주의자가 11명의 사람을 쏴 죽였다.
이달에는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에서 여성과 흑인에 대해 불평해온 한 퇴역 군인이 요가 스튜디오에 침입해 2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5명을 다치게 했다. 올해 들어 우익 공격자에 의해 사망한 사람은 최소 20명에 달한다.
"백인우월주의가 테러리즘에 기름을 붓는다"는 푯말 [사진=블룸버그통신] |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을 ‘분노한 좌익 폭력배 집단’, ‘범죄 집단’이라고 불렀지만, 연구에 따르면 좌익 이념으로 자극된 살인 범죄는 지난 2월 은퇴한 해군이 극좌익인 흑인 민족주의에 동조한 티에르 구트리가 저지른 총격 한 건뿐이라고 전했다.
극우 테러리즘은 증오 폭력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커진 가운데 증가하고 있다. 반명예훼손연맹(Anti-Defamation League)에 따르면 지난해 반유대인 관련 범죄는 학교와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57%나 급증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증오 범죄가 올해 17%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다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가 적힌 모자를 쓰고 있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캐러밴(중미 이민 행렬)에 무슬림과 범죄자가 섞여 있다고 주장하며 멕시코 국경에 군대를 배치했다.
메릴랜드 대의 게리 라프리 범죄학회장은 “우리나라가 공격을 받고 있다거나 약탈을 하려는 이민자들이 나라로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이것은 우익 수사에 놀아난다’면서 “그들은 ‘폭력을 쓰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 FBI 요원인 프랭크 피글리우찌는 “백악관으로부터 정치적 지도자들은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자아내는 행동과 발언을 살피는 역할을 해왔지만, 그것이 없어지고 있다”며 “현재 정치적 수사는 최소한 폭력을 정당하게 하거나 확실히 낙담시키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테러리즘 연구자들은 우익 폭력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집권에 대한 초조함으로 싹을 틔우고 트럼프 시대에 증가 속도를 키웠다고 입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보좌진들은 폭력 증가에 대통령이 기여했다는 비난을 계속해 부인했지만, 전문가들은 우익 극단주의자들이 대통령이 그들의 대의명분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여긴다고 말한다.
한 예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소요 사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양 측이 동등하게 책임이 있다”면서 “극우 시위대에도 매우 괜찮은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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