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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김정은 연내 답방 무산…북미관계 교착상태 방증”

기사입력 : 2018년12월13일 06:38

최종수정 : 2018년12월13일 08:26

靑 고위 관계자 “金 연내 답방 어렵다” 공식입장 표명
金 경호 문제‧답방 실익 우려‧북미관계 고착화 분석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무산이 기정사실화됐다. 청와대는 12일 “올해는 어려울 것 같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김 위원장의 올해 서울 답방은 어려울 것 같다”며 “하지만 1월 답방은 계속 열려있다”고 밝혔다.

이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사실상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일 청와대로부터 “북한을 재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나오기는 했지만 명확히 “연내 답방은 어렵다”라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지연=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 임재천 “북미관계 교착상태 방증…내년 답방도 글쎄”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무산된 이후 다양한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언급되는 무산 이유는 북한의 실익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김 위원장의 경호 문제도 많이 거론됐다. 북미관계 교착상태를 반증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남쪽에 와도 합의를 할 특별한 안건이 없다는 측면이 크다”며 “남쪽에 와서 교류협력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합의를 하면 그걸 이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 그 중 상당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 걸리고 미국도 (제제 완화에 대해) 완강한 상황이기 때문에 걸리는 게 너무 많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의 이 같은 분석은 일각에서 제기한 ‘답방의 실익이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임 교수는 “남북교류가 확대되면 유엔의 제재를 무력화시키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북한은 남북교류를 통해 실리적 이득을 취하고 싶어 한다”며 “한국 정부에 ‘왜 합의한 대로 안하냐’며 계속 압력을 넣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임 교수는 이어 “내년으로 답방이 넘겨진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북미 관계가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는 방증(傍證)”이라며 “북한은 원래 9월 평양정상회담을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하고 싶었을 것이고 그렇게 잘 됐다면 이번에 왔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 회원들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실물 모형 간판을 들고 '대북제재 중단 촉구,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방문 성사 기원'을 내용으로 하는 기자회견을 한 후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yooksa@newspim.com

양무진 "北 비핵화, 체제 보장에 대한 북·미 간 진전 안됐다"

임 교수는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답방을 선뜻 결정하지 못한 이유로 ‘안전’ 문제도 언급했다.

임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보안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사실 평양정상회담 이후로 북미관계에서 이렇다 할 진척도 없는데 괜히 서울에 와서 안전 문제만 위협받을 것 같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 역시 체제‧존엄 보장에 대한 우려,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관계를 지적했다.

양 교수는 “북한은 체제, 존엄에 대한 확인, 보장, 이런 것을 중시하는데 이걸 보장할 준비를 하기에 시간적으로, 물리적으로 제약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또 비핵화나 체제 보장 등에 대해 북미 간에 (대화가) 진전이 안 됐다는 것도 (답방 무산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 7주기나 내년 초 신년사 준비 등 북한의 국내 정치일정도 (답방 무산에) 한 몫 했을 것”이라며 “이런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체제와 존엄에 대한 확고한 보장과 확인 작업을 하기에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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