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인도네시아 순다해협 인근을 강타한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222명으로 늘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상자 수도 848명으로 늘어났으며, 실종자 수도 28명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수천여 명의 주민들이 쓰나미를 피해 고지대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의 수토포 루르워 누그로호 대변인은 지난 22일 쓰나미로 인해 수백 채의 가옥과 건물이 심하게 파손됐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이번 쓰나미는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의 순다해협에 있는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 분화가 해저 산사태를 일으키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NPB의 누그로호 대변인도 쓰나미가 화산 활동으로 인한 해저 산사태로 촉발됐으며, 만조로 피해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사우스 람풍의 라자바사 지구에서 쓰나미가 발생한 후 한 남성이 잔해 더미에서 자신의 물건들을 찾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22일 쓰나미가 덮쳤을 당시 현장에 가족들과 함께 있었던 노르웨이 사진가 외위스테인 룬드 앤더슨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파도가 해변을 넘어 내륙의 15~20m 지점까지 밀어 닥치는 바람에 뛸 수밖에 없었다"며 "그 다음 파도는 내가 묶고 있던 호텔 구역까지 밀고 들어와 도로에 있던 차들이 침수됐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묘사했다.
그는 이어 "숲길과 마을을 통해 가족들과 함께 고지대로 대피했으며, 현지 주민들이 우리를 보살펴줬다"고 덧붙였다.
22일 탄중 르숭 해변에서는 인도네시아 전력공사(PLN)가 주최한 연말 행사에서 공연하고 있던 현지 록밴드 '세븐틴'의 베이시스트가 쓰나미가 덮치는 바람에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PLN 직원과 가족 총 29명도 목숨을 잃었다.
늦은 시간까지 계속해서 수색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수프 칼라 부통령은 사망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당국은 순다해협 인근의 해안가에 있는 국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해안가로부터 멀리 떨어질 것을 권고했으며, 오는 25일까지 만조로 인한 피해 경고를 내린 상태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발생한 쓰나미로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2004년 12월 26일 발생한 대규모 인도양 쓰나미의 악몽이 되살아 나고 있다. 당시 발생한 대형 쓰나미로 13개국에서 22만6000여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 가운에 인도네시아에서만 12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됐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자리 잡고 있어 지진과 쓰나미 등이 잦은 편이다. 지난 7월과 8월에는 대규모 강진이 휴양지로 알려진 롬복섬을 강타했다. 9월에는 두 번의 지진과 쓰나미가 슬라웨시섬을 덮쳐 2000명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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