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민주당 낸시 펠로시 의원(79)이 3일(현지시간) 개원한 제 116회 연방 의회의 하원의장에 선출됐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개원식 직후 진행된 투표에서 동료 의원 220명의 지지를 얻어 하원의장에 공식 선출됐다. 지난 해 11월 중간 선거 결과 민주당은 235석을 확보, 199석에 그친 공화당에 승리를 거두며 올해부터 다수당으로 복귀했다.
펠로시 의장은 1987년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애서 하원 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폭 넓은 의정 활동을 벌여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에 올랐다. 특히 지난 2007년~2011년 여성 최초로 당시 하원의장을 지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김근철 기자=미국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개원 직후 공화당으로부터 넘겨받은 의사봉을 들어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해 11월 중간 선거 결과로 8년만에 하원 다수당에 복귀했다. 2019.1.3. 2019.1.3. |
미국에서 하원 의장은 국가 권력 서열 3위에 해당된다. 대통령 유고시 승계 순위가 상원의장을 겸하고 있는 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이날 8년만에 다시 하원의장에 복귀하며 기염을 토했다. CNN은 하원의장에 재선출된 사례는 6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그만큼 펠로시 의장의 민주당내 장악력이 ‘대적 불가’ 수준이라는 얘기다.
물론 펠로시 의장은 이번 선출을 앞두고 세대 교체를 요구하는 민주당 내 소장파 의원들의 강력한 견제를 받았다. 그러나 반대파에 “4년후에는 물러나겠다”는 카드를 제시하는 정치력을 보이며 재선출의 길을 텄다.
펠로시가 하원의장에 오를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전투력이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지난 연말 민주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백악관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과 장벽 예산을 두고 한치도 양보 없는 설전을 벌일 만큼 배포가 두둑한 여장부다.
그는 개원에 앞서 미 N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정부 임시폐쇄(셧다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50억 달러 규모의 장벽 예산을 반영하는 협상에 응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아니다. 장벽 건설 비용이 포함된 예산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말 휴가에 혼자 백악관에서 일했다고 하더라도 이 문제는 그것과 상관없다”면서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다”고 단언했다. 최근 워싱턴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장벽 예산을 허용하는 대가로 미성년 입국자 추방 유예(DACA) 구제안을 받아내는 중재안이 거론됐지만 펠로시 의장은 백악관에 ‘장벽 예산 타협 불가’ 방침을 전한 셈이다.
[워싱턴 로이터 =뉴스핌] 김근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경 장벽과 셧다운, 북미 관계 등 현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2019.1.2. |
펠로시 의장은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현직 대통령은 기소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탄핵 문제에 대해서도 "정치적 이유로 탄핵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정치적 이유로 탄핵을 피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을 독주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오는 2020년 대선에서 백악관 탈환이란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한다.
워싱턴 정가에선 하원을 거머쥐고 화려하게 복귀한 펠로시 의장이 올해 초부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쟁’을 진두지휘하며 전면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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