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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의 휴전, 미중 무역전쟁 어디로 가나, 배경과 의미 전망 <下> 인민일보 해외 SNS 샤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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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편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정산호 인턴기자 = 

◆ 이에는 이, 전쟁에는 전쟁으로

-싸움을 건 미국이 호되게 당할 것

-중국 피해는 2층서, 미국은 국제무역센터 탑층서 떨어지는 충격

 

[사진=바이두]

미중 무역전쟁 발발 9개월, 중국의 '이에는 이' 전략이 통했는가? 그렇다. 전략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미국은 자국 경제가 가장 좋을 때를 골라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했지만, 중국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수출실적을 지켜냈고, 기본전략 물자의 공급을 안정적으로 이루어냈으며 경제성장과 산업 업그레이드를 막힘없이 진행했다.

이제는 도리어 싸움을 걸어온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이다. 만약 정말로 미국의 전략이 성공적이었다면 전쟁 도중에 협상, 즉 휴전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중 무역 적자 해소를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던 트럼프 정권에게 스스로 벌인 무역전쟁으로 무역적자가 더 늘어났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무역전쟁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치가 있다. 1월 14일 해관(세관)총서는 미·중 무역 통계를 발표했다. 이에따르면 2018년 미·중 간 무역 수출입 총액은 6335억 2000만 달러(약 715조 9409억원)로 작년 동기대비 8.5% 성장했다.

무역흑자는 3233억 2000만 달러(365조 3516억원)로 작년 동기대비 17.2% 증가했다. 미·중 상호투자액은 2017년 2300억달러에서 2018년에는 2400억 달러(271조 2000억원)로 늘어났다.  

일부 전문가들이 미·중 무역전쟁이 미·중 간에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하지만 이처럼 전체 교역 규모가 증가한 내용들은 설명하지 못한다. 무역전쟁으로 대중 무역적자를 해소해 보겠다는 트럼프의 희망은 앞으로도 절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진=바이두]

미국인들은 저축하지 않으면서 소비를 즐긴다. 그러다보니 필연적으로 다른 나라(중국) 국민의 돈을 빌려와야 한다. 그리고 그 돈으로 다시 소비를 한다. 중국은 저축을 잘하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나라이다. 미국에서 중국의 제품과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건 중국이 요구해서가 아니라 미국이 자초한 것이다.

이는 1980년~ 2017년까지 미·중 양국의 저축률 차이를 보면 간단히 알수 있다. 38년 동안 중국의 저축률은 단 한 번도 미국에 져 본 적이 없다. 1981년에 한 번 저축률 차이가 8.6%까지 좁혀진 적을 제외하곤 중국은 매년 10% 넘는 차이로 미국 저축률을 앞질러 왔다. 38년 중의 15년은 10%~19.9% 차이를 보였고 14년은 20%~29.9%, 8년은 30%의 격차를 보였다.

미국이 정말로 대외무역 적자를 축소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사회보장 제도를 갈아엎고, 국방비 지출을 대폭 감소해야 할 것이다. 제조업 기반을 다지고 싶다면 노조 시스템과 교육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무역 전쟁은 이 가운데 어느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도 중국의 높은 저축률과 무역흑자를 나쁘게 보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  과거 20년간 중국은 전 세계에 순 저축의 주요 공급자였으며 전 세계의 경제시스템을 지탱해 왔다. 다른 어떤 나라도 중국을 대신해 이런 역할을 해낼 나라는 없다.

중국과 같은 저축 공급국가가 사라지게 되면 세계 경제 시스템은 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도이체 방크가 2019년 세계시장의 30대 리스크 중 25위로 ‘중국인의 저축이 감소하는 것’을 꼽은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도 남을 것이다.

[사진=바이두]

무역전쟁은 미국의 일부 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실물경제가 아니라 주식시장이다. 대규모 무역전쟁은 필연적으로 미·중 양국의 금융시장에 타격을 준다.

하지만 충격의 정도는 다르다. 중국보다 금융화가 훨씬 더 진전된 미국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충격이 중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클 수밖에 없다. 양국 주식 시장이 같은 크기의 충격을 받아도 중국이 2층 회의실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정도라면 미국은 국제무역센터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는 정도의 충격이 될 것이다.

미국 주식은 2018년 4분기부터 경기침체의 우려로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역전쟁이라는 악재가 더해져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연초와 비교해 다우지수, S&P 500, 나스닥 지수는 각각 6.24%, 5.63%, 3.88% 하락했다. 2008년 이래 최대 하락폭이었다.

변동성도 크게 증가 했다. 12월 한 달만 해도 S&P 500 지수가 1%이상 등락한 날이 9영업일로 전년 동기대비 8배나 많았다. 2018년 전체로 확대해보면 64영업일에서 1% 이상 등락이 나타났다.

주식시장의 하락만으로는 실물경제에 직접타격을 줄 수 없다. 하지만 금융은 현대경제의 핵심으로 증시침체와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 실물경제 부문에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게 되어있다. 이에 대해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금리 인상과 함께 긴축통화 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주식시장의 불황이 심화 및 장기화 되며 본격적으로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게 될 것이다.

[사진=바이두]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로 미국은 시장에 아낌없이 유동성을 공급해 왔다. 이러한 상황은 제로금리에 기대 근근이 버티고 있는 수많은 좀비기업을 양산해 냈는데, 이런 것 하나만 봐도 미국경제의  문제가 드러난다. 

본격적인 통화 긴축정책과 함께 주식시장이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좀비기업들이 차례차례 무너지며 경제사 책에서만 그 이름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증시 부진은 미국 국민의 소비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다. 소비로 경제가 유지되는 미국에서 소비가 얼어붙는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얼어 붙는다는 말이다.

2018년 11월 1일 심야, 신화사는 미·중 정상이 전화회담을 가졌고 무역전쟁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주식시장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2018년 12월 21일, 백악관 국가 무역 위원회 나바로 주임이 중국이 경제정책의 대대적인 조정이 없으면 90일 이내에 합의 도달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가 전 세계 증시를 혼란에 빠트린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 전장에서는 단호하면서 유연하게

-협상에 임하되 최악의 상황 대비해야

-여기서 안 멈추면 정치, 군사 충돌 확률 높아져

-무역전쟁 책임 트럼프가 전부 뒤집어쓰게 될 것

[사진=바이두]

정해진 협상 기한에서 이미 절반을 넘겼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협상결과를 부정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합리적인 조건으로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설령 상대방이 ‘약속을 깨버리는’ 위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결연한 의지로 미국의 무역전쟁에 임해야 하지만 동시에 유연한 자세로 미·중 간의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무역 이익은 국가간 충돌과 마찰을 해소하는 촉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결연히 맞서는 이유는 미국의 무책임한 모럴해저드 때문이며, 정치·군사적 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중국은 최악의 상황을 각오하고 협상에 임해야겠지만,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

무역전쟁이 발발한 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경쟁자들은 트럼프보다 더 강하게 중국을 도발하고 있다. 이는 자신들의 이념과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이지만 한편으론 트럼프 대통령을 더 깊은 무역전쟁의 수렁에 빠뜨리려는 속셈이기도 하다.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무역전쟁의 부정적 결과에 대한 책임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지게 될 것이다.

물은 정해진 형태가 없고 전쟁에는 정해진 룰이 없다. 무역전쟁이라는 현 상황에서 중국은 국가이익을 최고 우위에 놓고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론으로 유연하게 대응해나가야 한다.

[사진=바이두]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 굴기 과정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사건이다. 올바른 전략을 세우고 내부단결을 공고히 하고 구조개혁을 이룰 수 있다면 중국은 무역전쟁 중에도 시련을 이겨내고 경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

개혁개방 이후 1980년 초반 채무위기, 1980년대 말~1990년 초 정치적 위기와 서방의 제재, 1997년~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까지 4차례의 위기는 궁극적으로 모두 국제 정치 경제 무대에서 중국의 위상 제고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2018년 발생한 이번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중국이 유효하게 대응을 잘 한다면, 결과는 지난 과거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chu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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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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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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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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