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고위직' 감축 요구에 금감원 "2급부터 고위직" 해명
전체 1980명 중 158명(8%) 줄여야...일반직 감축 예고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3일 “5년 안에 상위직급 비중을 35%까지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감원이 공공기관 지정을 피하기 위해서 3급 이상 고위직을 35%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한 답변이다.
금감원은 기재부와 오는 30일 공공기관을 지정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앞두고 협의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 후 ‘고위직 35% 축소’를 처음 언급했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이날 서울 양천구 신영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위직급을 5년간 35%까지 줄이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현재 그 방안을 실무진에서 마련하는 것으로 안다"며 "쉽지 않겠지만 필요한 조건이라며 최선을 다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금융감독원 인력구조 [사진=금감원] |
‘고위직 35% 축소’가 나온 배경은 10개 금융 공공기관의 고위직 비중 평균치가 30%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기준 금감원 인원(1980명) 중 3급 이상 인원은 42%(851명)이다. 이를 35% 수준으로 낮추려면 3급 이상 직원 중 158명이 퇴직하고 693명만 남아야 한다.
그러나 상위직급을 3급부터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금감원 직급은 1·2급은 국·실장, 3급은 수석, 4급은 선임, 5급은 조사역이다. 3급은 보통 입사 15년차 직원들로 실무책임자급이다. 이중 ‘반(半) 고위직'이라 할 수 있는 팀장급이 3분의 1정도다. 3급 중 2/3는 팀장이 아니다.
감사원에서 3급은 고위직이기 때문에, 금감원에도 획일적으로 기준을 적용하다 보니 생긴 오해라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3급을 빼고 1,2급 직원으로만 따지면 총 292명으로 전체 직원에서 15%에 불과하다.
금감원은 3급을 포함한 고위직 인원 감축을 고민 중이다. 그렇지만 부서장 이상 직급의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어렵다. 지난해 1963년생 이상 직원들의 인력을 감축하기 위해 직위에서 물러나게 했지만 상당수가 그대로 근무 중이다. 금융사처럼 명예퇴직금을 주고 희망퇴직을 하면 자발적인 퇴직자가 늘어날 수 있지만, 금감원은 명퇴가 어렵다. 명퇴금은 예산을 늘리는 문제라 기획재정부가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5년안에 고임금 인력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5년은 너무 촉박해 현실적으로 10년은 걸린다는 입장이다. 국실장의 조기 퇴직을 유도하고 향후 승진할 팀장급의 인력을 자연스레 감소시키는 것이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