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경찰은 27년 전 용접공까지 추적 중인데, 포천시는 '이상 없다'
[포천=뉴스핌] 양상현 기자 = 경찰이 지난달 초, 경기 고양시 백석역 앞에서 일어났던 열 수송관 파열 사고로 27년 전 용접을 실시한 용접공을 쫓으며 신원이 확인되면 업무상 과실 치사상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포천석탄발전소공동투쟁본부(이하 석투본)는 GS석탄발전소 협력업체에서 배관 공사를 담당했다는 사람의 제보를 토대로 용접의 60%가 불량이라는 의혹을 제기해 앞으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3월 포천석탄발전소를 방문 중인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 [사진=양상현 기자] |
석투본 홍영식 사무국장은 23일, 장자산업단지 GS석탄발전소의 건설부문 협력업체(하청업체) 근로자로 일했던 용접공의 제보를 토대로 "적어도 용접의 60%가 불량 용접"이라고 주장했다.
홍 사무국장은 "지난해 석탄발전소에서 작업하던 용접공의 배관 부실용접에 대한 제보가 있어서 시청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이상 없다'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밝혔다.
또 "이 제보자는 석탄발전소 건설에서 감리사는 거의 본 적이 없을 정도였고 시방서대로 시공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배관은 이음새 용접이 중요한데 GS건설 측에서 공기를 단축하라고 독촉이 심해 용접공들이 시방서대로 시공하지 않고 겉만 그럴듯하게 시공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고압, 초고온의 증기가 지나가는 배관의 용접은 특수용접으로 해야 하는데 시간에 쫓겨 대충 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시간이 흘러 폭발하면 얼마나 큰 피해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백석역 앞 온수관 파열사고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식 결과 용접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온수의 수압을 견디기 위해 용접액을 충분히 썼어야 하는데, 절반 정도 밖에 사용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
포천 석투본 홍영식 사무국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와 함께 '석탄발전 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진=양상현 기자] |
또 "GS석탄발전소는 크레인 전복으로 인한 사망사고와 용접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화재까지 사고가 이어졌다"라며 "GS는 석탄으로 환경을 개선한다고 늘 얘기해 왔지만, 이런 건설단계에서부터 시방서대로 시공하지 않는 등 불법을 저질렀다면 앞으로 발전소가 가동하는 30년 동안 불법은 얼마나 많을 것이며 시민의 안전은 얼마나 위협받겠냐"고 설명했다.
홍 사무국장은 제보자에 따르면 "감리는 사진만 찍어서 다 감리한 것으로 정리했다. 보일러와 터빈에 이르는 배관은 매우 중요한 시설인데 그 용접이 잘 못 되었을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며 "이는 제보자의 제보가 신빙성이 높음을 간접 증명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용접의 60%가 불량 용접이라지만, 우리는 이를 확인할 길이 없다"라며 "사안의 중대성을 볼 때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석투본은 "이 제보를 듣고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조사를 통해 진위가 밝혀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옆에 앉아 GS측 설명을 듣고 있는 김우석 당시 경기도의원 후보 [사진=양상현 기자] |
김우석 도의원도 진위를 밝히기 위해 도의회에서 13명의 전문위원으로 구성된 '석탄발전소 진상규명 위원회'를 결성했다고 23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밝혔다.
yangsangh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