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북방영토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일본의 입장이 계속해서 엇갈리고 있다. 영토문제를 해결해야 평화조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일본과 달리, 러시아 측은 평화조약 체결이 먼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일본 내 여론도 다소 비관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문제 해결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여론조사에선 임기 내에 해당 문제가 해결될거란 응답은 18%에 그쳤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27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국영방송에 출연해 러일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하면서 "무언가를 돌려주거나 받는 게 아니라 평화조약을 체결해 2차 세계대전을 끝내는 것이 주요한 의제"라고 발언했다.
NHK는 이를 보도하며 "평화조약 체결은 영토문제와 분리해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라 풀이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해 11월 하보마이(歯舞)군도와 시코탄(色丹)섬을 일본에 양도하기로 한 1956년 일소공동선언을 기초로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가속화하자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평화조약을 먼저 해결한 뒤 영토협상을 진행하자는 입장인데 반해, 일본은 영토문제를 해결한 뒤 조약을 체결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에게 "내년 말까지 전제조건 없이 평화조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했을 당시 일본은 "북방영토 귀속 문제를 해결하고 조약을 체결하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 했다.
◆ 日 여론조사 "평화조약 먼저 체결해도 된다" 42%
지난 22일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25번째 정상회담을 나눴지만, 영토 문제는 끝내 언급되지 않았다. 협상에 진척이 보이지 않자 일본 내 여론도 비관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25~27일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총리 임기 중에 북방영토 문제가 "진전될 거라 생각한다"는 답변은 18%로 "진전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76%)를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방영토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평화조약을 맺어도 된다"는 응답은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토문제 해결 전에 "맺어서는 안된다"는 응답은 46%였다. 지난해 11월 여론조사에서는 "맺어도 된다"가 43%, "맺어서는 안된다" 45%였다. 일본 정부는 영토 귀속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4개 섬을 반환 받아야 한다"는 답변은 27%로 지난해 11월(33%)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하보마이·시코탄) 2개섬을 우선 반환"이란 응답은 41%로 같은 기간 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2개섬만 반환"은 27%로 같은 기간 11%포인트 증가했으며, "반환을 요구하지 않는다"가 10%로 3%포인트 늘었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2개 섬을 우선반환"은 46%로 11%포인트 하락한 반면, "2개섬만 반환"은 13%로 7%포인트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같은 여론 흐름에 대해 "지난 22일 러일정상회담에서 영토문제가 언급되지 않은데다, 러시아 측에서 북방영토와 관련한 강경론을 계속 주장하는데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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