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피플 인터뷰

속보

더보기

[인터뷰] 김명자 과총회장 “논문 하나 딸랑 쓰던 시대 끝났다”

기사입력 : 2019년02월04일 08:49

최종수정 : 2019년02월04일 13:11

“‘장롱 특허’ 없애고 사업화 위한 효율적 연구비 집행 중요”
과총 50년 역사 첫 여성 회장...19개 조직 신설
“적금 든 거 타 먹고 있거든요”...인맥활용 100여회 포럼 ‘눈길’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총)는 1966년 설립돼 대한민국 과학기술 르네상스의 기반을 닦은 과학기술단체 대표 기관이다. 포괄하는 단체가 600여 개에 이른다. 그런 만큼 수장인 한국과총 회장은 500만 과학기술인을 대변한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과학기술인’이다.
이런 과총 회장 직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이 2017년 3월부터 맡고 있다. 과총 회장은 임명직이 아닌 선출직인 데다 과학기술계는 상대적으로 보수성이 강한 측면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과총 50년 역사에 ‘첫 여성 회장’은 과학기술계의 일대 사건이라 할 만하다.
앞서 숙명여대 화학과 교수를 25년간 역임한 김 회장은 김대중 정부에서 1999년부터 44개월간 환경부 장관을 지내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 장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2004∼2008년 제17대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다. 지난 10월 9일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국제자문단 위원으로 선임돼 또 한 번 주위를 놀라게 했다. 1944년생임에도 국내외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 회장을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과총 회장실에서 만났다.

                                            김명자 과총 회장 [사진=과총]

◆ “한국과학기술단체 총본산”...총회원 40만 학회·단체 지원
- 회장 취임 후 각종 포럼부터 시작해 과총 행사가 엄청나다는 평가다.
▲ 회장 일을 시작한 지 거의 2년이 다 돼 가는데 과총 내 신설 조직이 19개 정도 된다. 또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 세계과학문화포럼,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데이터사이언스포럼 등 각종 포럼을 100여 차례 열었다. 이는 이전 과총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웃소싱하고 있는 셈인데, 포럼 개최를 위해 제가 쌓았던 인맥을 활용하고 있다. 그 동안 적금 들었던 것 다 타먹고 앉아 있다는 생각을 한다(웃음). 다행히 바쁜 사람들을 초청해도 거부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과총은 네트워크와 협업이 중요하다. 모시기 힘든 전문가들을, 민간이든 정책이든 기초과학이든 19개 네트워크 속에 묶어서 현안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짚어주고자 한다. 과총은 ‘제너럴(general) 조직’이니까 민간 차원에서, 또 과학기술계 차원에서 어떤 융합이 일어나야 하는지에 대해 진일보한 시간이었다.

- 한국과총이 어떤 단체인지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 과총 예산이 연간 200억∼300억원 정도 된다. 학술지 발간 등 학회를 중심으로 과학기술 관련 단체의 학술활동을 지원한다. 현재 90여 개 학술지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으로 등재돼 있다. 이 밖에 정책활동 유관기관 지원, 수익사업도 있고 지역과협 활동 지원도 주요 사업이다. 연례 학술행사로 해마다 여름에 ‘대한민국 과학기술연차대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과 젊은 과학자 대상의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여한다. 국내 조직만도 회원 수 40만을 헤아리는 과학기술 각종 학회·단체에다 공공 및 민간 연구단체, 12개 시도 지역연합회 등이 있다. 해외로도 18개국 한인과학기술인의 재외과학기술자협회 등을 포괄한다. 한국 과학기술단체의 총본산이라 할 수 있다. 매머드 조직이므로 동질감을 이끌어 내는 거버넌스가 중요하다.

- 과학기술이 정보통신과 합쳐져 부서가 만들어졌는데.
▲ 정보통신은 넓은 범위의 과학기술에 들어간다. 과학기술의 한 분야이지만 ICT의 기술 파급력이 커지면서 김대중 정부에서 독립 부처로 정보통신부를 만들었다. 실제로 과학기술의 발전에 있어서 ICT의 기능이 돌연변이적으로 커졌다. 그러다 보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어졌고, 과학기술부라고 해도 되는데 정보통신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 이런 상황에 과학기술계는 별로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디지털이 ICT와 깊게 연결된 시대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한때는 과학기술이 교육부와 합쳐졌다.
▲ 1967년 과학기술처가 출범했고, 노무현 정부 때 부총리급 부서로 격상되기도 했다. 이후 교육과학기술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어졌다. 지금은 미래창조과학부 골격을 거의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여기서 과학기술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 현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이미지가 왜곡되기 싶다. 또 중요한 것은 과학자로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과학자 커뮤니티도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과학철학, 과학문화, 과학기술정책학, 과학사 등에서 학문적 소양을 쌓은 사람이 과학기술이 왜 이 시대에 필요한가, 왜 세금으로 지원해야 하고, 여기서 나온 성과가 어떻게 이익을 안겨주고 있는가, 국가경쟁력 강화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이런 것을 알려야 한다.

◆ “쌓여 있는 논문은 아무 소용이 없다”...사업화 결실 강조
- 과학기술계에서 기초연구를 강조하는 풍토가 여전한데, 순혈주의인가?
▲ 시대 자체가 과거 선형혁신론 모델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과거에 구분되던 기초-응용-개발 연구가 합해지는,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가 됐다. 그렇다고 전부 다 합쳐져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뒤섞인 상태다. 혼재한 상태다.

- 선진국의 정부 R&D 예산 증가율이 높은데, 우리도 높아져야 하지 않는가?
▲ 연구비가 늘어나는 것을 강조하기보다는 연구비 예산을 얼마나 잘 사용해서 혁신이 일어나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규제 부분도 합리화해야 한다. 낭비되는 부분을 잘 제거하고 효율을 놓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

- 통폐합, 과제중심예산 PBS 등 정부출연기관의 무엇이 문제인가?
▲ 시대가 바뀌어 대학과 민간 연구소가 커지면서 출연연의 존재 가치가 길을 잃었다. 90년대 이후 동맥경화증에 걸렸다. 출연연의 정체성과 역할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시대 배경이 달라졌는데 계속 옛날에 안주했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국가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성과를 보였는지 의구심이 지워지지 않는 상태다.

- 그러면 출연연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 우선 기관장 제대로 뽑고 재량권도 주어야 한다. 허점이 많은데, 이른바 ‘장롱특허’를 해결해야 한다. 세금 투입되는 것만큼의 사회적 환원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 기초연구자들이 사업화까지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 그게 잘못된 것이다. 기초연구가 기초연구 자체로서 논문 하나 쓰고 끝내는 시대가 아니다. 사업화하는 데 개발자가 빠지면 전문성이 없는 것이다. 개발한 사람이 뭔가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만 과학자 자신이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는 아니기 때문에 공식 기구에 그런 기능을 넣어야 한다.

- 최근 과학기술계에 연구 비리, 가짜 학회 등 윤리적 측면이 불거졌다.
▲ 우선 과학자가 많아졌다. 연구비 규모도 커졌다. 과학자가 다른 직업 세계, 다른 전문직과 다른 종류의 사람이 아니다. 이런저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거기서 일어난 몇몇 케이스를 가지고 전체 과학기술계를 매도하는 것은 올바른 게 아니다.

◆ “연구비 늘리라는 얘기는 안 한다”..효율적 집행 중요
- ‘대표 과학기술인’으로서 과제와 주문사항이 있다면?
▲ 과학기술 연구 활동에서 자율성,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과학기술을 일반행정과 똑같이 놓고 감사를 한다든지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초기 연구 성과의 상용화가 중요하다. 쌓여 있는 것들을 현실화시켜 사회·경제적 이익으로 돌아가게 해야 하는데 장애 요인이 있다. 규제나 제도적인 지원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 저는 연구비 늘리라는 얘기는 안 한다. 연구비가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하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서 개선해 달라는 당부를 마지막으로 드린다.

kimy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온열질환 사망자 전년 대비 2배 증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급증했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최근 2명이 추가돼 현재까지 7명으로 집계됐다. 7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일 59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에 내원했다. 이중 2명은 온열질환으로 인해 사망했다. 질병청이 지난 5월 15일부터 전국 의료기관 517곳 응급실을 대상으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래 전날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모두 875명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무더위에 힘겨워하고 있다. 2025.06.30 yooksa@newspim.com 지난해 같은 기간(5월 20일~7월 6일)과 비교하면 온열질환자는 469명에서 859명으로 83.2% 증가했다.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모두 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3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다. 현재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의 76.5%는 남성이었으며 여성은 23.5%였다. 연령별로는 60대가 19.5%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50대, 40대, 30대, 80세 이상, 70대, 20대 순이었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온열질환자의 33.3%를 차지했다. 직업별로는 단순 노무 종사자(21.0%), 무직(12.0%),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10.4%)가 많았다. 발생 시간을 보면 오후 4~5시(12.2%), 오후 3~4시(11.5%), 오후 1~2시(9.5%), 오전 10~11시 (9.0%) 등으로 나타났다. 실외 발생이 81.4%였으며 작업장 25.6%, 논밭 16.6%, 길가 14.1% 등이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통상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제때 조치하지 않으면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서 자칫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흔히 일사병으로 불리는 열탈진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평소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한낮에는 가급적 외출과 야외활동을 삼가고,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시면서 체내 수분을 적절히 공급해 주는 게 좋다. mkyo@newspim.com 2025-07-07 20:26
사진
삼성전자, 2Q 영업익 56% 뒷걸음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하락한 2분기 잠정 영업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8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고 매출 74조원,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보다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31% 줄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56% 가까이 내려앉았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뉴스핌DB] 이번 잠정치는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추정한 수치다. 결산을 마치기 전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먼저 공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 국내 기업 처음으로 분기 실적 예상치를 내놨다. 2010년 IFRS를 먼저 적용해 글로벌 기준에 맞춘 정보 제공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히 실적을 가늠하고 기업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주주와 소통을 꾀한다.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사전에 받은 질문을 중심으로 관심 높은 사안에 답할 계획이다. syu@newspim.com 2025-07-08 07:5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