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단순히 호기심 차원서 범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심부름 업체에 어머니를 살해해달라고 청부한 중학교 교사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정진원 판사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존속살해예비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모(32)씨에게 징역 2년, 사기 혐의로 기소된 심부름업체 운영자 정모(61)씨에게는 징역 10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 뉴스핌DB |
재판부는 "피고인이 6500만원가량의 금액을 심부름업체에 교부하는 등 적극적으로 청부살해를 의뢰했다"면서 "업체와 주고 받은 이메일 등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단순히 호기심 차원에서 알아봤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청부살해를 의뢰할 무렵에 동거하던 내연남에게 고가의 외제차와 시계를 선물하는 등 막대한 돈을 쓰고 있었다"며 "범행 배경엔 어머니와 갈등뿐 아니라 재산을 상속받으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죄 전력 없는 초범이고, 어머니가 자신의 지나친 간섭과 폭언 등으로 피고인이 범행을 저질렀다며 선처를 강하게 원하는 점.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모 중학교 교사 임씨는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심부름센터 업체를 물색한 뒤 업자에게 총 6500만원을 준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임씨의 청부 살해 의뢰는 남편의 신고로 실행에 옮겨지진 않았다. 남편은 임씨가 심부름센터 업자와 주고받은 메일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심부름센터 업자는 실제로 임씨의 어머니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업자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앞서 임씨 측 변호인은 "어릴 때부터 계속된 어머니의 편집증적인 강압으로 피고인이 우울증에 빠져 정신상태가 온전하지 않았다"며 "애초에 범행이 이뤄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어머니는 딸을 억압하고 학대한 자신을 탓하면서 딸을 용서했다는 점을 살펴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임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엄마에게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변명 같은 것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씨는 최근 자신과 내연 관계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김동성씨에 대해서는 "제가 살면서 따뜻한 사랑을 못 받았는데 그 사람이 굉장히 따뜻하게 위로해줘서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5억5000만원을 쏟아부었다"며 "지금은 굉장히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임씨는 "김씨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줬던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어머니의) 돈이 필요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다"라며 "범행은 경제적 이유가 아닌 예전부터 쌓인 감정과 우울증이 겹쳐서 한 번에 터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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