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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로 조명받는 암행어사 박문수 설화, 어디까지 진짜일까

기사입력 : 2019년02월19일 14:12

최종수정 : 2019년02월19일 14:12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모두에게 익숙한 '암행어사 박문수' 이야기는 과연 어디까지 진짜일까.

SBS '해치'에 등장하는 박문수(권율)는 역사서에서 누구나 한번쯤 접해본 인물이다. 드라마에서는 젊은 영조 이금(정일우)의 조력자로서 활약이 예고되며 시청자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박문수는 무려 97건에 이르는 설화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숱한 이야기 속 박문수의 실체는 무엇일까.

◆빈민 구제에 힘쓴 실제 박문수의 '어사 행적'

신분을 감추고 지방 관리들을 감찰하는 암행어사로 널리 알려진 것과 달리, 박문수의 암행 기간은 1~2년에 불과했다. 장소 역시 영남 지방에 국한됐다. 이후 정식 관직으로 감찰관(어사)을 지냈다. 1727년 영남 어사, 1730년 충청도 어사 등을 지내며 빈민 구제에 힘쓴 것이 '박문수 설화'의 기반이다.

'해치'의 박문수 역을 연기하는 배우 권율 [사진=SBS]

박문수 설화는 그가 실제로 세운 많은 치적들이 시초가 됐다. 빈민 구제 활동을 활발히 펼친 영남 지역에서는 신격화되기까지 했다. 경북 영양에서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셔 서낭당을 지었다. 이곳에선 현재까지도 제사를 지낼 정도다. 암행어사와 관찰사로 활약한 지역은 영남 뿐이었지만 타지에서도 그의 행적이 설화로 남기도 했다.

실제로 박문수는 타지 백성들을 구한 일화로 유명하다. 경상 관찰사 시절 수해가 나자 함경도의 큰 피해를 직감, 구호곡물을 미리 거둬 배로 보냈다. 대신들의 재물을 거둬 나라에서 돕자고 상소도 올렸다. 이는 절차를 무시했다며 노론의 공격을 받았으나 영조가 용서했고 송덕비(북민감읍비)가 세워졌다. 후에 함경도 진휼사로도 백성을 구한 바가 있는데, 다시 한 번 송덕비가 세워졌다.

◆야사와 결합된 '박문수 설화'…대부분 허구에 기반

박문수는 조선시대 인물 중 구전 설화가 가장 많은 인물이다. 한국 구비문학대계에 그가 등장하는 설화만 97건이다. 하지만 대부분 박문수의 실제 행적으로 보기엔 거리가 먼 야사(민간에서 저술한 역사)와 결합된 풍문에서 비롯됐다.

특히 병을 고쳐준다며 백성을 속이고 돈을 받아 챙기는 스님을 혼쭐낸 일화나, 아내와 며느리를 동네 부자에게 빼앗기게 된 백성을 도운 일화가 대표적이다. 박문수가 실제 백성을 구휼한 행적들을 바탕으로 살이 더해져 힘 없는 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준 이야기로 재탄생한 셈이다.

실제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룬 '박문수 일화'도 이런 구전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다. 영화로는 1962년에 제작된 이규웅 감독의 '암행어사 박문수'가 있다. MBC에서도 지난 2002년 '어사 박문수'라는 제목으로 드라마를 제작했다. 당시 배우 유준상이 출연했다.

또 다시 박문수라는 인물을 다루는 '해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조선시대 유명인물 중 설화가 가장 많은 만큼, 그의 실제 행적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용석 감독은 "박문수의 암행어사 행적은 사실 사후에 창작된 부분이 많다"면서도 "연잉군과 박문수가 막역한 관계였고 영조에게 서슴없이 간언한 박문수의 행적은 역사적 사실이다. 두 사람이 어떤 일화를 통해 이런 돈독한 관계가 됐는지 궁금했고 저의 대답을 드라마를 통해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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