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이번주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소위 ‘뮬러 효과’에 대한 기대가 번지고 있다.
약 2년간 ‘러시아 스캔들’을 집중 공략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부채질했던 로버트 뮬러 특검 팀의 수사가 싱겁게 결말을 연출, 중국 협상 팀이 정치적 압박을 모면한 트럼프 행정부에 저자세를 취할 여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블룸버그] |
25일(현지시각)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뮬러 특검이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공모 사실을 입증해 내지 못했다는 소식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뮬러 특검 팀은 약 2년간 치밀한 수사를 벌였지만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입증하기 위한 충분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특검 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유죄와 무죄 여부를 둘러싼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상황을 종료했다.
이번주 베이징 무역 담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투자자들은 이 같은 소식에 크게 반색하는 표정이다.
정치권 리스크가 일단락되면서 금융시장에 호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설이 진정된 데 따라 중국을 압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마이클 허슨 아시아 담당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뮬러 특검 팀의 수사 결과가 무역협상에 게임체인저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중국을 압박하는 효과는 작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을 때만큼 통상 시스템을 축으로 한 비관세 쟁점에 대해 중국 측이 강경한 입장을 고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중국 측의 ‘통 큰 양보’를 이끌어내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수사 결론을 계기로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투자자들 사이에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협상을 앞두고 외국인에 대한 금융시장 개방을 확대할 뜻을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중국 측이 미국과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임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말 회동을 저울질했으나 구체적인 일정 없이 정상회담을 연기한 상황.
시장 전문가들은 이른바 ‘뮬러 효과’가 양국의 이견을 좁히고 합의점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