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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개편] 건설업계 "기간단축 실효성 의문..분담기관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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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확대 체감 안돼..예타 조사기관 강제수단 여부 불투명"
"조세연구원 지정 부적절..교통분야, 교통개발연구원 맡아야"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의 개편안을 꺼내 들었지만 건설업계에선 실효성에 의문이란 반응이다. 

예타 조사기간을 맞추지 못했을 때 이를 제재할 마땅한 제도적 장치가 없다. 현재 민자사업의 예타기간이 평균 6개월 정도 걸린다는 점에서 제도가 크게 변화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정부가 3일 발표한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방안'의 핵심은 예타 조사기간의 단축이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예타 조사기간은 평균 1년 7개월에서 1년 이내로 줄어든다. 철도 부문은 사업규모가 도로의 3~4배인 만큼 예타 조사기간을 1년 6개월로 추진할 계획이다.

[자료=기획재정부]

일단 건설업계에서는 조사기간이 단축되는 것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발주 시점을 비롯한 구체적 일정을 알 수 없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확대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예타 절차가 단축되면 그만큼 발주가 빨리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건설사들의 일감 확보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예타 면제사업이 언제쯤 실행될지를 모르기 때문에 당장 눈에 띄게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예타 면제사업이 언제 진행될 것인지, 실제 실행이 될 것인지 여부를 전혀 알 수 없다"며 "예타 면제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확대된다는 게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문중 대한전문건설협회 건설정책실장은 "예타가 면제되면 지금보다는 시장에 발주 물량이 늘어 건설업계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발주 기관별로 사업 추진부분이 공개되는 게 아니라서 당장 변화를 체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예타제도 개편으로 건설·부동산 경기가 단기에 살아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상호 원장은 "예타 조사기간 1년 단축의 효과는 사업 추진여부를 조기에 결정해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단기적으로 건설업계나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예타 조사 개편안이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우선 예타 조사기간을 맞추지 못했을 때 이를 제재할 수단이 있는지가 불투명하다는 시각이다.

대한건설협회 안성현 주택·인프라 국제협력실 부장은 "예타 조사기관이 기간 내 조사를 끝내지 못했을 때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지가 궁금하다"며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 소장이 기획재정부 장관한테 어떤 사유로 기한을 못 지켰는지를 명확히 해석하고 조사를 언제까지 끝내겠다고 설명하거나 책임을 지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자사업은 예타기간이 원래 6개월인데 이번 개편안에서는 이를 1년으로 늘리겠다고 한 것"이라며 "기간이 연장된 것을 상쇄할 만한 보완장치가 있는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자료=기획재정부]

또한 예타 조사기관으로 조세재정연구원이 추가 지정된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론도 있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토목, 건축, 복지를 비롯한 비정형 사업 분야를 담당할 기관으로 조세재정연구원을 추가 지정했다. 지금까지는 예타 조사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담했지만 앞으로는 조사 기관을 다원화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예타 조사기관을 다원화하는 방식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SOC 관련 예타사업이 많아서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는데 KDI 외에 SOC 조사를 분담할 기관을 늘려야 실질적인 기간 단축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다.

안성현 부장은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예타 조사를 할 수 있는 기관으로 국토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을 비롯한 23개 정부출연 기관이 있다"며 "이들 기관이 아닌 조세연구원이 SOC 관련 예타 조사를 하는 것이 다소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상호 원장은 "지금까지는 KDI가 예타 조사를 독점했는데 이번 개편안에서 조사기관을 교통개발연구원이나 국토연구원 같은 전문기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금액이 적은 사업만 이들 전문기관이 맡고 큰 사업은 여전히 KDI에서 하기로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분야는 국책 연구기관인 교통개발연구원이 담당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예타 조사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졌던 이유도 한 기관에 너무 많은 일거리가 몰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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