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민선시장 전원이 형사처벌 내지 불명예퇴진
[대구=뉴스핌] 김정모 기자 =공무원 승진 대가 등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김영석 전 영천시장에 대해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이로써 영천에서만 민선시장 전원이 재직중 뇌물 등 혐의로 법정형을 받거나 불명예퇴진했다.
영천시 청사 전경 [사진=영천시] |
대구지법 형사11부(김상윤 부장판사)는 26일 공무원 승진 대가 등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불구속기소된 김영석 전 경북 영천시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벌금 1억원과 추징금 9천500만원을 선고했다. 김 전시장은 이날 바로 법정구속됐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이 시장 직위를 갖고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하고 뇌물을 받은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커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며 징역 7년에 추징금 2억원, 벌금 9천5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뇌물 교부 동기와 방법, 시기 등을 볼 때 뇌물을 줬다는 공무원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뇌물을 받지 않았다는 김 전 시장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승진 대가 등으로 거액을 수수한 것은 선출직 공무원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해친 것으로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시장은 2014년 10월께 사무관으로 승진한 A씨에게서 승진 대가로 5천만원을 받은 혐의와 2016년 6월 도시재생 사업의 하나인 '말죽거리 조성사업'과 관련, A씨가 추천한 특정 업체가 하도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3천만원을 받는 등 2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4천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따라 공무원을 승진시켜주고 돈을 받은 혐의로 김 전 시장 외에 민선 시장 전원이 임기 중 또는 퇴임 이후 처벌을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1995년 민선1기 시장에 당선된 정재균 전 시장은 재선에 성공했으나 업자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2000년 7월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박진규 전 영천시장도 인사청탁 대가로 부하직원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형이 확정돼 시장직을 잃었고, 보궐선거로 당선된 손이목 전 시장도 2006년 지방선거 때 허위로 재산신고를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150만원과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벌금 100만원 형이 확정되면서 역시 시장직을 잃었다.
김영석 전 시장은 지방자치가 시작된 뒤 유일하게 3선 임기를 마쳤으나 우여곡절 끝에 이날 법원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까지 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영천시외에도 경북 청도 등 지자체의 인사권 남용과 업무 비리와 선거비행이 끊이질 않고 있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군수 예비후보자인 김상순 전 청도군수의 부탁으로 새누리당 공천 후보자에 대한 비난기사를 써주고, 그 대가로 현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일요저널 발행인인 도모씨와 기사 청탁과 금품을 준 김 전 군수를 구속 기소했다. 또 도씨가 이 모 청도군수가 기사 게재후 불출마 선언을 하자 현금 100만원을 준 혐의(공직선거법위반)로 전 소방방재청장 출신 이기환(59)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군수는 1995년부터 2004년까지 민선 제 1,2,3대 청도군수를 지냈으나 2004년 10월28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군수직을 잃어 불명예 퇴진했다.
2005년 4·30 재선거에 이어 2006년 5·31일 지선에서 당선된 이원동 청도 군수도 2007년 7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했다.
2007년 12·19 재선거로 사령탑에 오른 정한태 전 군수마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이 선거에서 선거운동원 2명이 자살했고, 55명은 구속, 5600명의 주민들이 줄소환되는 사태를 빚었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가는 "지방자치제로 단체장이 주민투표로 선출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각종 비리는 아직도 진행형"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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