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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이안 보스트리지 "테너 입장에서 슈베르트가 최고죠"

기사입력 : 2019년05월13일 16:13

최종수정 : 2019년05월13일 16:13

29세 뒤늦게 데뷔해 자타공인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 등극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한국은 늘 가고 싶은 나라에요. 젊고 진지한 청중은 제게 늘 설렘을 주죠."

슈베르트 가곡의 절대적 권위자인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54)가 국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지난 10일과 12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이안 보스트리지&줄리어스 드레이크 슈베르트 2019'를 공연한 그는, 14일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안 보스트리지 [사진=서울국제음악제 사무국]

뉴스핌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보스트리지는 "슈베르트의 리트(가곡) 레퍼토리 중 최고의 곡들을 한국 관객들에게 들려드릴 수 있어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안 보스트리지는 옥스퍼드와 캠브리지대학에서 철학, 역사학 학위를 받은 박사 출신이다. 그는 정식 레슨 없이 1991년 영국연방정부 음악협회 영콘서트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전설적인 리트 전문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권유로 다소 늦은 29세에 정식 데뷔했다.

"사람의 음성은 그 표현의 유형이 어떻든, 사람의 마음에 직접 와닿는 힘이 있어요. 사람을 진정시킬 수도 있고, 고무시킬 수도 있는 것이 사람의 음성입니다. 정말 신중하게 사용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해서 노래를 준비하더라도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언제나 감정의 표현이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타고난 미성과 깊이 있는 해석으로 단숨에 세계 최고 리트 가수 대열에 올랐다. 지난 10여 년간 세계적인 공연장의 상주 예술가로 선정돼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으며, 15차례 그래미상 후보에 올라 세계 주요 음반상을 휩쓸었다. 슈베르트 '겨울나그네'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담아낸 책은 폴 로저러프 쿠퍼 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우리나라에도 번역·출간됐다.

"보컬리스트인 제 입장에서는 슈베르트가 최고입니다. 테너에 맞는 곡을 여럿 써준 것에 감사할 따름이죠(웃음). 슈베르트는 리트 분야에서 가장 처음으로 두각을 나타낸 명작곡가입니다. 당연히 슈베르트가 리트의 기반과 기본 요건을 정의했다고 볼 수 있죠. 그가 작곡한 멜로디 또한 상당히 놀라운 것이 많아요. 특히 화음을 상당히 혁신적으로 사용한 점이 특징입니다."

이안 보스트리지 [사진=서울국제음악제 사무국]

자타공인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답게 이번 내한 공연에서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나그네'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백조의 노래' 전곡을 선보인다. 지난 10일 '겨울나그네', 12일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에 이어, 오는 14일은 '백조의 노래'다. '2019 서울국제음악제'의 주제인 '인간과 환경'과 맞아떨어지는 선곡이다.

"세 곡은 슈베르트의 리트 레퍼토리 중에서도 최고의 곡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에서 시냇물이 청년 밀러의 동반자이며, '겨울나그네'의 방랑자에게 겨울의 전경은 적대적이에요. '백조의 노래'에서는 인간과 자연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죠. 이 세 연가곡집 모두 축제의 주제와 잘 부합된다고 생각해요."

전 세계적 이슈인 환경 문제에 관해 보스트리지 또한 고민이 깊다.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공연을 하기 때문에 그 책임감과 성찰도 더욱 크다.

"인류는 지금 자원 고갈, 환경 파괴, 생물종의 멸종 등 문제에 직면해 있어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공연하는 저도, 사실은 인류가 실천해야 할 환경 보존에 도움이 되거나 환경 보호 정책과 부합한다고는 볼 수 없죠. 그렇기 때문에 더 어려운 문제입니다. 더욱 글로벌한 사회를 구축해 함께 해결안을 모색하는 한편, 지역적인 협력도 증대해 장기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안 보스트리지 & 줄리어스 드레이크 슈베르트 2019 [사진=서울국제음악제 사무국]

보스트리지는 현재 2021년 출판을 목표로 오페라 극 구실에 관한 책 작업과 전쟁·인종·성별 관련 문제를 다루는 강의도 준비 중이다. 여러 피아니스트와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올리 머스토넨(스웨덴 피아니스트)의 성악, 피아노, 첼로를 위한 새로운 작업과 베를린에서 크리스토프 에셴바흐(지휘자)와 작업도 예정돼 있어요. 또 브래드 멜다우(미국 재즈 피아니스트)가 작곡한 새로운 곡을 가지고 그와 함께 직접 미국에서 투어도 가질 예정입니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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