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란이 중동에서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시도한다면 '엄청난 힘(great force)'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히고, 이란은 미국에 매우 적대적으로 해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우리는 이란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며 "하지만 그들은 매우 적대적이었다. 그들은 정말로 테러 선동의 '넘버1'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이란이 어떤 일을 했다면 매우 큰 실수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어떤 것을 한다면, 그들은 엄청난 힘을 마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그럴 것이라는 징후는 보지 못했다"고 밝혀 발언 수위를 한층 낮췄다. 그럼에도 그는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에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회담을 요청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엄청난 힘'은 이란이 미국을 위협한다면 무력도 사용될 수 있음을 뜻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만약 이란이 싸우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인 종말이 될 것"이라며 "다시는 미국을 위협하지 말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날로 심화하는 형국이다. 작년 5월 이란 핵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기 시작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8개국에 한시적으로 부여하던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예외 조치를 더이상 용인하지 않고, 이란의 원유수출을 틀어막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이란은 핵협정 일부를 준수하지 않겠다고 맞섰고, 미국의 제재에 대응해 중동 산유국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에 대한 이란의 위협을 우려, 걸프 지역에 항공모함과 폭격기 'B-52' 등을 파견했다.
최근에는 미국 국방부가 중동에 최대 12만명의 병력 파견을 골자로 한 군사계획을 행정부에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이란과의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밝히고, 19일 방송된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나는 전쟁을 하길 원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하는 등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은 부인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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