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50호 '구례 천은사 극락보전'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24호로 지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보물 제2024호 구례 천은사 극락보전 [사진=문화재청]

'구례 천은사 극락보전'은 천은사의 주불전으로 1774년(영조 50년)에 혜암선사가 중창하면서 세워졌다. 중생들의 왕생극락을 인도하는 아미타불을 주불로 하며 정면 3칸, 옆면 3칸 규모의 다포계 팔작지붕 건물이다.

천은사 극락보전은 내부에 높게 세운 기둥인 고주의 윗부분에 대량(앞뒤 중간 기둥에 걸쳐서 지붕 무게를 받치는 가장 큰 들보)과 툇보(툇기둥과 안기둥에 얹힌 짧은 보)를 일체화해 구조적 안정성이 높은 가구(기둥이나 공포 위에 얹혀 내부공간을 형성하는 구조나 구조물) 구성을 보여준다. 전체 규모는 크지 않으면서도 내부 고주를 뒤쪽으로 좀 더 옮기고 양옆에 보조 기둥을 한 개씩 세워 넓은 불단과 후불벽(불단 뒤쪽의 벽)을 구성, 예불공간이 더 돋보이고 위엄을 갖추도록 구성했다.

또 앞면과 옆면의 공포는 풀과 꽃, 봉황머리를 조각해 화려하게 장식했지만 뒷면은 장식을 두지 않고 간략하게 처리했다. 용의 머리와 꼬리를 조각한 안초공의 사용, 섬세하고 화려한 우물천장과 내부 닫집 등 우수한 조각 기법은 18세기 말 다포식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구례 천은사 극락보전 - 닫집과 우물천정 [사진=문화재청]

극락보전 내부 단청은 안료분석 결과 19세기 이전의 천연안료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다. 벽화·단청 채화기법이 뛰어나고 보존상태도 양호해 조선 후기의 단청 전통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구례 천은사 극락보전은 18세기 말 다포식 불전의 여러 특성을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해남 미황사 대웅전(보물 제947호)이나 영광 불갑사 대웅전(보물 제830호), 나주 불회사 대웅전(보물 제1310호)과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역사적, 건축적, 예술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극락보전이 자리하는 구례 천은사는 지리산 남서쪽 자락에 있는 사찰로 828년(신라 흥덕왕 3년) 덕운선사에 의해 창건됐다. 감로사로 불리다 1679년(조선 숙종 5년) 조유선사에 의해 중창된 후 천은사로 바뀌어 불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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