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발사 신경 안 써…유엔 결의 위반이기보다는 관심 끌기용”
아베 “북한 발사체 문제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매우 유감”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을 두고 외신들은 북한을 두고 양측이 상당한 온도차를 보였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27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합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도쿄 모토아카사카(元赤坂) 영빈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한 경제 국가를 만들고 싶어 하며, 핵 개발을 계속하는 한 경제적인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나는 서두르지 않겠다. 지난 2년간 핵실험이 없었다는 것에 나는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현시점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발사되지 않고 있다. 북미 교섭은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에 대한 제재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 미사일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밝힌 점에 주목하면서,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오랫동안 우려의 목소리를 내온 일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임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물론 아베 총리까지 직접 반박해 김 위원장을 감싸는 상황으로 풀이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기간 동안 강력한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아베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미사일 시험을 두고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심히 유감스러운 행동”이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다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발언과도 다소 상반되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미국) 행정부 내 관계자들이 안보리 결의 위반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다르게 본다”면서 “나는 그냥 한 사람의 행동으로 보는데, 김 위원장이 관심을 얻길 원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누가 알겠냐"고 말했다.
AP통신과 ABC방송, CBS방송 등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는 물론 자신의 보좌관과도 반대되는 의견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미·일 관계에 대한 잘못된 접근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정확한 계산에 의한 것이나,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오히려 여기서 후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