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17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가 금융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세계 경제 상황이 악화해 원유 수요 증가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무게를 실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8센트(1.1%) 내린 51.93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8월물은 1.07달러(1.7%) 하락한 60.94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경제 지표에 주목했다. 무역전쟁을 진행 중인 미국과 중국에서 나온 경제 지표들은 경기 전망을 흐리며 유가 하락 압력이 됐다.
미국 뉴욕 일대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6월 마이너스(-) 8.60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 11.00에 한참 미달했다. 이어 발표된 전미 주택건설업 협회(NAHB) 주택시장 지수도 64에 머물러 금융시장 전망치 67을 밑돌았다.
앞서 지난주 중국에서 발표된 산업생산 증가율도 17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미·중 무역전쟁의 악영향을 확인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의 산유량 정책 발표를 기대하고 있다. 대다수의 참가자는 OPEC+가 감산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당초 이달 말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OPEC+의 회의는 내달 3~4일 개최가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란 석유장관은 이날 열린 회의에서 러시아 카운터파트에게 7월 초 만남에 동의하지 않지만 10~12일로 회의 일정이 연기되면 참석할 의사를 밝혔다.
TD증권의 바크 멀렉 수석 원자재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OPEC은 불가피하게 해야 하는 일을 하겠지만 지연 없이 이뤄질 수는 없는 것 같다”면서 “그렇다면 시장에서 문제는 등식에서 수요 측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있다”고 설명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보고서에서 “적극적인 OPEC의 산유량이 올해 가격 강세를 유지하는데 실패했다는 사실은 수요 악화라는 빠르게 커지는 거래 테마가 전 세계적이라는 사실이라는 강력한 근거”라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수요 우려를 언급하며 올해 하반기 브렌트 유가 전망치를 평균 68달러에서 63달러로 낮춰 잡았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감에도 주목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미국 정부가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이날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각국이 원유와 다른 에너지의 대양 항로를 계속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WTI 선물.[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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