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구속영장 두번 신청된 피의자..조사 당연히 필요”
“중요 사건 수사에 인사가 영향을 주어서도 안되고 주지도 않을 것”
[서울=뉴스핌] 김기락 이보람 기자 = 정치자금법 위반 등 무더기 의혹을 받는 황창규 KT 회장에 대해 검찰이 기소 여부 판단을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사건 등 검찰 수사가 검찰 인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3일 서울중앙지검 측 관계자는 황 회장 관련 “경찰 인지 사건이고 저희가 기소 여부 결정하는데, 보완 및 전면 재수사 의미는 아니고 기소 판단(위한) 보완 조사”라고 밝혔다.
이어 “소환이 필요하면 구속영장 두번 신청됐던 피의자이고, 저희 차원에서 그런 작업을 하기 위해 본인에 대한 조사는 당연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검찰은 지난달 경기도 성남시 KT 분당사옥의 전산센터를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월 황 회장 등 전·현직 임직원 7명에 대해 정자법 위반과 횡령 혐의 등을 적용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황창규 KT 회장. <사진=KT> |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KT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상품권깡’ 방식으로 비자금 11억여원을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11억원 중 4억3790만원은 19·20대 국회의원과 총선 출마자 등 정치인 99명에게 후원금 명목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행법상 1인당 국회의원 후원 한도인 500만원을 넘지 않도록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하고, 그 중 일부는 가족이나 지인 명의까지 빌린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경찰은 이 같은 혐의로 지난해 6월 황 회장 등 관련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보강수사를 지시하며 반려했고, 같은해 9월 재신청했으나 다시 기각됐다. 그러자, 지수대가 올초 황 회장 등을 정자법 위반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이다.
검찰은 황 회장이 이 같은 불법 후원 등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측 관계자는 앞서 황 회장에 대해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시기에 대해 “공개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사건 등 진행 중인 수사와 검찰 내부 인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측 관계자는 “중요한 사건 수사에 인사가 영향을 주어서도 안되고 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수사 공백 우려가 제기되자 윤 후보자는 검찰 간부들에게 “청문회 준비 등 일정으로 중앙지검의 업무수행이 지장 받아서는 절대 안 된다”고 수 차례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가 수사 및 공소 유지를 맡고 있는 사건에 대해 기존과 같이 보고를 받고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형진휘 부장검사)는 현대차 ‘엔진결함 은폐·늑장 리콜’ 의혹을 수사 중이다.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원료 성분을 고의로 속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 허가를 받아낸 의혹을 받는 코오롱생명과학을 대상으로 본격 수사에 나서고 있다.
‘사법농단’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 관련, 서울중앙지검 측 관계자는 “아무쪼록 신속하고 정상적인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희도 법정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