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권 확보 과정서 '운임 45%' 인하 약속...'낮은 가격' 불가피
국토부, 몽골과 조만간 항공회담...공급 추가 합의 가능성↑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신규 취항한 몽골 울란바타르 노선으로 수익성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몽골 노선은 공급 대비 수요가 지나치게 높아 비행시간이 비슷한 다른 노선 대비 2배 이상 항공운임이 높은, 일명 '효자 노선'으로 손꼽혀 왔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사정이 다르다. 운수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항공권 가격을 대한항공보다 45% 가량 낮추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또한 국토교통부가 몽골 항공당국과 이른 시일 내 항공회담을 개최하기로 해 공급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9일부터 인천과 몽골 울란바타르를 오가는 항공편을 주3회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 해당 노선의 운수권을 배분 받은 지 5개월 만에 첫 비행기를 띄웠다. 항공기는 290석 규모의 A330을 투입했다.
당초 인천-울란바타르 노선은 경영 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해당 노선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비행기를 띄우기만 하면 높은 탑승률이 보장되는데다 항공운임도 비싸기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몽골은 지난 1991년 항공협정을 체결, 양국을 오가는 하늘 길을 열었다. 각국에서 1개(대한항공·MIAT항공)의 항공사만 주 6회 비행기를 띄울 수 있도록 하는 등 극히 운수권을 제한해 왔다. 이 때문에 양국간 항공수요는 연 평균 약 11%씩 증가했지만 공급은 30년째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여러 차례 열린 항공회담에서 입장차만 확인할 뿐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서다.
이같은 이유로 운수권 배분 당시 다수의 국적 항공사들이 이 노선에 군침을 흘렸다.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운수권만 확보하면 수익성 개선이 '떼어 놓은 당상'인 노선으로 소문이 나서다. 실제로 인천-울란바타르 항공운임은 성수기 기준 최대 100만원 이상으로 치솟는 등 비행시간(3시간30분)이 비슷한 홍콩 등 다른 노선보다 최고 2배 이상 높게 형성돼왔다.
이 때문에 수익성 개선이 시급했던 아시아나항공도 운수권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그 과정에서 함께 경쟁을 펼친 저비용항공사(LCC)와 비슷한 수준인 '운임 45% 인하'를 공약으로 내걸어 승리를 거뒀다. 대한항공이 30년 독점해온 노선을 경쟁체제로 전환해 고객 편의 및 국익을 극대화하겠다고 어필한 결과였다.
주요 여행사 등에 따르면 현재 비수기 기준(10월) 아시아나항공의 울란바타르 항공권은 기존 대한항공 대비 최대 40% 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도 운임을 20% 가량 낮추는 등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양사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 그 혜택은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 개선 작업에는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우선 출발은 좋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 9일 첫 비행편은 예약률이 100%를 기록했다. 양국간 항공공급이 기존보다 늘긴 했으나 여전히 충분한 수준은 아닌 만큼, 앞으로도 탑승률이 좋을 거란 게 아시아나 측의 설명이다.
다만 최근 한국과 몽골 항공당국이 양국간 여객수와 탑승률 등 항공수요를 분석, 조만간 항공회담을 열고 공급력 확대를 논의하기로 하면서 또 다른 항공사가 시장에 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만약 LCC가 이 노선의 운수권을 확보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치열한 운임 및 모객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지난 30년간 현지에 구축해 놓은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아시아나항공은 후발주자로서 경쟁을 해야 해 운임을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운수권 신청 당시 국토부와 약속했던 국익 기여 등도 이행해야 해 저렴한 운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몽골 노선은 취항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