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내 유색 여성 의원들에 대해 인종차별적 공격을 한 데 대해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한때 밀월을 자랑하던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의 관계가 앙숙으로 변해버린 형국이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들에게 사용했던 말들은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그녀(메이 총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민주당 내 유색 초선 여성의원 4인방을 겨냥해 "이들은 정부가 완전히 재앙이고 최악이고 가장 부패했고 무능한 나라 출신"이라면서 "원래의 나라로 돌아가서 완전히 무너지고 범죄로 들끓는 곳을 바로잡으면 어떤가"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급진 좌파 여성 하원의원들이 그들이 사용한 더러운 언어와 그들이 말한 끔찍한 일들에 대해 언제 우리나라와 이스라엘 사람들, 그리고 대통령실에 사과할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주 많은 사람이 그들에게, 그들의 무섭고 역겨운 행동에 화가 났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미국 내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미국의 최대 우방이자 동맹인 영국 총리 측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의 영국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정책을 적극 지원하는 등 양측은 밀월관계를 과시해왔다.
그러나 지난 6일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트럼프 정부를 무능하다고 비판한 외교전문이 유출되면서 양측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수순을 밟고 있는 메이 총리까지 조롱하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는 지난 9일 대럭 대사의 교체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면서 메이 총리를 겨냥해서도 “그녀와 그 대표부가 만들어놓은 것이 정말 엉망이다. 나는 그녀에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녀는 다른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영국에 좋은 뉴스는 곧 새로운 총리를 갖게 된다는 것”이라면서 “지난달 내가 엄청난 영국 국빈 방문하며 좋았던 것은 정말 인상적이었던 영국 여왕뿐”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시달린 대럭 대사는 지난 10일 사임했지만 메이 총리와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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