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행정부 인사들과 입장차 보여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방공 시스템인 S-400을 인수한 터키에 미국이 제조한 첨단 스텔스기인 F-35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F-35를 터키에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내비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국무회의에서 기자들을 만나 "터키가 러시아산 미사일을 샀다는 이유로 우리는 그들에 수십억달러 짜리 항공기를 판매할 수 없다"며 미국과 터키가 F-35를 거래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가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지 않으면 미국 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며 F-35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을 언급하며 "록히드가 기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7.16.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은 미국의 행정부 인사들의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국방 관계자들은 러시아 무기를 도입한 터키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같은 날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지명자는 상원 국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터키가 S-400과 F-35를 동시에 운용할 수 없다는 그간의 국방부 측 입장을 재확인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적대세력에 대한 통합제재법'(CAATSA)에 있는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14일 보도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 중 "CAATSA 내용에는 (터키에) 제재를 부과하게 되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터키에 대한 제재를 강하게 시사했다.
앞서 지난 12일 터키는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S-400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터키가 S-400 도입을 강행하면 F-35 공동 프로그램에서 퇴출되고 CAATSA에 근거해 미국의 제재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간 미국은 터키가 S-400과 F-35를 동시에 배치할 경우 러시아가 F-35에 대한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해왔다. 또한 F-35 프로그램에 터키를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참여하고 있어 터키의 행위가 나토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터키와 갈등이 지연되면서 당초 터키에 F-35 100대를 인도하기로 했지만 인도를 중단시켰다.
한편, 15일 터키 매체인 하버투르크의 보도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철회하거나 연기할 권한이 있다"며 양국 분쟁이 타협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하위 인사들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