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터키가 지난주 미국 국방부의 경고에도 러시아산 방공 미사일 시스템 S-400 도입이 이미 결정난 사안이라고 밝히며 예고대로 계약을 이행할 것임을 확고히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이 속한 정의개발당(AK) 의원들과 함께 자리한 TV 연설에서 러시아와의 계약이 "이미 성사됐다"고 전했다.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직무대행(우)이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국방부 청사를 방문한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을 맞이하고 있다 . 2019.02.22.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S-400을 구매할 예정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달에 방공시스템을 인수하길 바란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터키는 당초 7월 중 S-400을 도입할 것이라고 거듭 밝혀왔다.
앞서 지난 7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직무대행은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오는 7월 31일까지 S-400 구매 계약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섀너핸 대행은 터키가 미국의 요구를 거절한다면 F-35 스텔스기 프로그램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오는 7월 말로 예정된 터키군 대상 F-35 훈련이 없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미국 측 경고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는 F-35의 "단순한 고객이 아니라 생산 파트너"라며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인 근거 없이 (프로그램에서) 우리를 배제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산 방공시스템 도입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터키가 미국의 첨단 전투기인 F-35와 러시아 방공 시스템을 같이 도입할 경우 미국의 기술과 방어전략이 사실상 나토의 적대국인 러시아로 넘어갈 위험을 우려해서이다.
F-35 제조과정에 참여했던 터키는 F-35 100대를 인도받을 예정이었으나 미국은 터키와 갈등이 지연되면서 인도를 중단시켰다.
한편, FT는 미 의회가 터키에 제재를 내릴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지난해 여름 발생한 터키 리라화 통화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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