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광복74주년]'평화의 소녀상' 수난시대…전세계 관심에도 방치·훼손에 상처

기사입력 : 2019년08월15일 06:00

최종수정 : 2019년08월15일 07:55

전국 112개 평화의 소녀상 설치...이중 30%만 공공조형물 지정
소녀상에 폭력 가해도 처벌 어려워
최근 일본 내 소녀상 전시 중단되며 소녀상에 대한 관심 증대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최근 한국과 일본의 관계 악화로 '평화의 소녀상'이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정작 우리 곁에 설치된 소녀상의 수난은 계속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에 손을 놓은 사이 방치되고 훼손되는 소녀상의 아픔이 끊이지 않고 있다. 15일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고 소녀상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낙서에 담배꽁초까지…'수난의 연속' 소녀상

지난 1월 대구에서 50대 남성이 2.28 공원에 설치된 소녀상 이마에 검정색 매직으로 낙서를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경찰에서 "길을 지나다 눈에 거슬려 낙서했다"고 진술한 것이 알려지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지난달에는 경기 안산 상록수역 광장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 조롱한 20~30대 남성 4명이 적발됐다. 이후 이들은 '나눔의집'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사죄하며 용서를 구했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인턴기자 =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378차 정기 수요집회'에서 소녀상에 "공식 사죄"를 요구하는 팻말이 붙어 있다. 2019.3.13 dlsgur9757@newspim.com

인터넷과 SNS 등 온라인에서도 상처받는 소녀상 사례를 제보하는 글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강북구 SNS 커뮤니티에는 지난 5일 "소녀상 옆 의자에 앉아 담배 뻑뻑 피고 침 뱉고 쓰레기 버리는 분들이 많다"며 "깨끗이 관리하지 못할망정 그러는 것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글이 게시됐다.

지난달 충남 홍성 SNS 커뮤니티에도 "소녀상 의자에 앉아 담배 피시던 흰색 위아래 입은 중년 남성분, 소녀상 옆에서 뭐하시는 거냐"며 "양심이 있다면 반성하라"는 글이 올라왔다. 댓글에는 "개념이 없다", "이런 사람이 있는 게 신기하다" 등 일부 시민들의 그릇된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 시민들의 힘으로 세워진 소녀상, 관리는?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2011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주최하는 수요집회 1000회째를 맞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워졌다. 현재는 전국에 총 112개가 설치돼있다.

소녀상 대부분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으로 세워지다 보니 설치 이후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전체 소녀상 중 약 30% 수준인 32개만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조형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 대다수 소녀상은 일부 그릇된 의식을 가진 시민들의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더욱이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은 탓에 소녀상을 모욕한 이들을 처벌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소녀상에 단순히 침을 뱉거나 조롱하는 행위로는 재물손괴죄가 성립하기 어려울뿐더러, 사람이 아닌 동상이기 때문에 친고죄인 모욕죄를 적용하기도 무리가 따른다.

이에 따라 지자체가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해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자체 공공조형물로 등록될 경우 CC(폐쇄회로)TV 설치를 통한 감시, 관련 예산 편성 등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지원 단체 '마리몬드'는 지난해 1월부터 소녀상 공공조형물 지정을 위한 서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19만2500여명이 참여하는 등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 국내·외 관심 증대…"소녀상 의미 되새겨야 할 때"

최근 들어 소녀상에 대한 국내·외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 정부와 우익 세력들의 외압으로 전시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일본 최대규모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제작자인 김서경(가운데)씨와 김운성(좌측)씨가 기획전 첫 날인 1일 소녀상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소녀상 전시 중단이 결정되자 이탈리아 국적의 예술가 이아제타는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소녀상처럼 의자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는 다른 나라 여성들의 사진을 올리며 '소녀상 되기' 캠페인을 제안했다. 이에 세계 각국 예술가들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으며, 국내로도 확산돼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시민단체 '한국병합 100년 도카이 행동'이 지난 3월부터 벌이고 있는 '작은 평화의 소녀상 확산 캠페인'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 캠페인은 13cm 정도 크기의 소녀상과 일상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국내에서는 서울 계성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시작한 '평화의 소녀상 건립 해외도시 응원 챌린지'가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퍼지고 있다. 소녀상을 건립한 미국 글렌데일·사우스필드·워싱턴·애틀랜타·뉴욕, 캐나다 토론토, 호주 시드니, 중국 상하이, 독일 비젠트 등 해외 9개 도시를 응원하는 문구를 적어 SNS에 인증하고 다음 참여자를 태그하는 방식이다.

광복절을 맞아 소녀상을 직접 찾는 시민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에 사는 이정민(41)씨는 "집 근처에 소녀상이 있는데 매번 지나쳤을 뿐, 관심을 갖고 지켜본 적은 없다"며 "이번 광복절에는 아이와 함께 소녀상을 찾아 소녀상에 대해 설명해주고 나도 소녀상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해병대원 특검법' 국회 본회의 상정…與, 필리버스터로 맞불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원 순직사건 외압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해 제출한 '채 해병 특검법'이 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즉각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요구서를 제출하며 맞불을 놨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종결동의' 제출 24시간 후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로 중단할 수 있다. 이날 민주당이 15시 45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제출함에 따라, 특검법은 24시간 토론을 거친 뒤 오는 4일 오후 표결이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415-45차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상정을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2024.07.03 pangbin@newspim.com 국회는 이날 본회의 첫 안건으로 박찬대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 전원 명의로 제출된 '순직 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 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상정했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 2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상정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전날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던 도중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발언으로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며 본회의가 파행돼 불발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채상병 특검법안이 상정되면 의사 진행 발언과 함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엄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같은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4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해병대원 특검법을 상정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공고히 했다. 당초 이들은 대정부질문 이후 채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올리겠다는 계획이었으나,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여당에 맞춰 의사일정을 변경하고 특검법을 먼저 상정했다. 무제한토론이 이뤄짐에 따라 이날 예정됐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은 파행됐다. 채해병 특검법이 오는 4일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되면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15일을 꽉 채워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민주당이 당초 목표했던 채해병 순직 1주기인 7월 19일 직전에 국회 재표결이 가능한 셈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야당이 단독으로 강행 처리한 해병대원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후 국회에 되돌아온 특검법은 재의결 필요 요건인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채우지 못해 폐기 수순을 밟았다. yunhui@newspim.com 2024-07-03 16:11
사진
김건희 여사, 한밤 중 시청역 참사 현장 찾아 조문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김건희 여사가 서울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 현장을 찾아 헌화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김 여사는 지난 3일 밤 10시 50분쯤 짙은 색 치마를 입고 조화를 든 채 사고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의 방문은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으로 자료를 배포하지는 않았지만, 김 여사를 알아본 시민이 사진을 촬영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3일 시청역 참사 현장을 찾은 김건희 여사.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김 여사는 현장 인근에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조성해놓은 추모공간에 헌화한 뒤 잠시 자리를 지키다 떠났다. 앞서 지난 1일 시청역 교차로에서 60대 제네시스 차량 운전자 A씨가 몰던 승용차가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7명이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A씨는 경찰에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현장에는 고인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parksj@newspim.com 2024-07-04 08: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