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연, '중소기업 연구조합 제도를 통한 혁신의 위기 극복' 발간
김광희 연구위원 "R&D 투자 증대보다 효과성 높일 제도 정비 선행"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한국은 지속해서 R&D 투자를 높여오고 있으나, 투입의 증대가 성과로 이어지지 않아 투자의 함정 현상, 즉 ‘혁신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소기업연구원이 발간한 포커스 19-19호 '중소기업 연구조합 제도를 통한 혁신의 위기 극복'에서 김광희 중소기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한국이 OECD 국가 중 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세계 1위, 정부의 R&D 예산 역시 GDP의 1.13%로 세계 1위지만, 혁신기업의 비중은 OECD 최하위 수준에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이 발간한 포커스 19-19호 '중소기업 연구조합 제도를 통한 혁신의 위기 극복'. [자료=중소기업연구원] |
김광희 위원에 따르면, IMD의 세계기술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14위에 머무는 등 R&D 투자의 성과는 높지 않으며, 기술무역수지도 2017년 기준 46억8000만달러 적자를 보인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R&D 거버넌스 및 혁신체계가 과거 추격형 성장시대에 머물러 있어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혁신체계로의 전환을 못 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정부 R&D 투자의 낮은 효과성은 하향식(top-down)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정부의 R&D 지원과 업계의 R&D 수요 간에 괴리가 있으며, 개별기업의 R&D 과제 중심으로 지원됨에 따라 출연(연)보다 높은 수준의 외부기술과 접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 기술개발의 90%가 ‘나 홀로 개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정부 R&D 투자의 트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지향성 △업계 공통의 연구과제 탐색 △정부-기업-출연(연)과의 가교역할을 통한 산‧학‧연 협력 연구의 매개기능을 할 수 있는 ‘중소기업 연구조합’제도의 입법화 및 이를 통한 공통연구의 활성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와 같은 체계를 구축하면, 정부 R&D 지원이 업계의 수요와 괴리되지 않아 정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고, 연구 과제를 출연(연)에 위탁 개발하도록 함으로써 중소기업계의 개방형 혁신 제고 및 NIS와의 접목을 통해 높은 수준의 개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연구조합을 정책 경로(policy vehicle)로 이용하면 정책수혜를 받기 위한 지대추구적 행태 등 개별기업 지원 중심 시책의 부작용을 줄이고, 개별기업지원에 따른 재정지출의 낮은 파급효과 문제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은 우리나라는 수준 높은 출연(연) 기반을 갖고 있으며, 단체표준이나 기술분과위원회를 운영하는 조합 등 비교적 잘 갖추어진 중소기업협동조합 조직이 있으므로 이들을 잘 활용하면 어렵지 않게 중소기업 연구조합을 안착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으로써 정부 R&D 투자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자본을 활용한 정책 인프라의 확충도 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은 R&D 투자 성과의 제고에 급급해 R&D 투자를 늘려나가기보다는 투자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의 정비가 선행돼야 하며, 그래야 ‘혁신의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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