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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100년] ④20대 국회, 막 찍어내던 법안 발의에 제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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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충돌·조국 정국에도 법안 발의 쏟아져
문희상 의장 "양보다 질로 평가...정성적 시스템 강화"

[편집자주] 대한민국 국회의 모체 임시의정원(臨時議政院)이 수립된 지 올해로 100년입니다. 국회는 지난 한반도 격동의 역사 속에서 늘 한가운데에 있었습니다. 현재도 민주주의 구현의 최일선에 국회가 놓여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습니다. 언론 보도가 여야 간 정쟁(政爭)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수천명의 국회 직원과 300명 국회의원의 정상적 활동은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합니다. 누가 진정 국민을 위해 일하는지 국민들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뉴스핌이 국회 본연의 활동을 생생하고 꼼꼼하게 기록해 국민의 '알 권리'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정국이 꽉 막혀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놓고 여야 갈등이 폭발하면서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의 막이 올랐지만 시계는 안갯 속이다.

국회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도 곱지 않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은 ‘일 안하는 국회의원들의 세비 반납에 찬성한다’는 결과를 내놨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충돌 이후 여야 대치전이 장기화되자,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을 금지하거나 세비를 깎아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지난달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370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leehs@newspim.com

◆“일 안 한다는 편견 억울해…민생 꼼꼼히 살펴 매달 법안 발의”

“대한민국 국회 위상이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추락했다. 국회의원이 언젠가부터 ‘무노동 유임금’, ‘무위도식’을 대표하는 직업이 돼버렸다. 요즘말로 ‘웃픈(웃기면서 슬픈)’ 현실이다.”

한 초선 의원은 기자에게 ‘국회의원은 일 안한다’는 인식이 “억울한 오해”라고 했다. 그는 이번 국회에서 50여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한 달에 법안 1건은 꾸준히 발의한 셈이다.

장애인 차별금지법부터 근로기준법, 전자 금융거래법, 병역법·방위사업법 개정안에 이르기까지 그가 내놓은 법안 종류도 다양했다. 제도적으로 미진한 현행법들을 보완, 법적 사각지대를 없애고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많은 날밤을 세우며 고심을 거듭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은 이달 8일 자정 의안정보시스템 등록 기준 2만2588건. 역대 최고치다. 단순 수치로 계산하면 하루에 대략 18건의 법안이 발의된 셈이다. 올해는 유달리 잦은 정국 파행으로 ‘식물국회’ ‘동물국회’라는 오명까지 얻었지만 오히려 법안 발의 속도는 빨라졌다. 올해 누적 발의 법안은 이날까지 44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가량 많다.

의미있는 법안들도 있었다. ‘윤창호법’ ‘김용균법’ ‘임세원법’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윤창호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음주운전 처벌과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9월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윤창호씨 사건이 음주운전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이끌어내면서 이 법이 개정됐다. 

또 여야는 지난 1월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도 외주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는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9월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윤창호씨 사건을 계기로 개정안이 발의됐다. 

지난해 12월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임세원 교수 같은 사건을 막기 위한 ‘임세원법(의료법 개정안)’도 지난 3월 국회에서 통과됐다. 의료인 및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병원 보안인력 배치를 의무화하고,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외에도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인정, 관리하는 ‘미세먼지 대책법(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 등 8건)’,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성범죄의 공소시효 폐지 범위를 종전보다 확대한 ‘성폭력범죄처벌 특별법 개정안’, 배우자 유급 출산휴가 기간을 확대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 개정안’ 등이 올해 국회를 통과했다. 

여성들의 데이트폭력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여성폭력방지법’도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표발의로 20대 국회에서 제정됐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후 올해 말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0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2019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2019.08.02 leehs@newspim.com

◆"법안 발의 많이 한다고 우수의원 평가 받던 시절은 끝났다"
    문 의장, 정성적 심사제도 강화..."제대로 된 법안 발의해야" 

일각에선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가 다가오면서 ‘실적 쌓기용’ 법안 발의 경쟁만 치열해졌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일부 의원들은 지난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 혹은 자신이 발의한 법안과 유사한 법안들을 내놓는 식으로 발의 건수만 늘려 지탄받기도 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회는 의정활동 정량평가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는 한편 국회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국회의원 입법활동 심사·평가방식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달 ‘2018년도 입법 및 정책 개발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된 의원 42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시상은 예년과 달리 질적 내실화에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컨대 단순히 법안 발의 건수를 세는 정량평가나 정당추천 부문을 아예 없애 버린 것. 법안 발의를 많이 하는 국회의원이라고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실효성 측면에서 제대로 된 법안을 발의하고 입법화 노력을 기울인 의원에게 높은 점수를 주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이다.    

이와 관련, 문 의장은 “민심과 동떨어진 입법이나, 입법을 위한 입법에 대한 문제의식을 반영했다”며 “입법의 질적 완성도 면에서 훌륭한 성과를 나타낸 국회의원들의 노고를 널리 알리기 위한 제도적 개선에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입법 및 정책 개발 분야에서 최우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권칠승·정춘숙·홍의락·황희 의원, 바른미래당의 유의동·최도자 의원 등 6명이 선정됐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 등 36인은 우수의원에 뽑혔다. 

입법 및 정책개발 우수 국회의원 시상제도는 의원들의 정책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05년 도입됐다. 국회는 지난 3월 국회 입법 및 정책개발지원위원회를 구성, 국회 혁신의 일환으로 정량평가 및 정당별 추천 부문의 포상을 폐지하는 대신 정성평가 심사를 강화했다. 

대학교수,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 총 18인으로 구성된 ‘우수입법선정위원회’를 설치하고, 법률 제·개정을 위한 의견수렴 과정, 법률안 자체의 헌법합치성 및 법체계 적합성, 법률 시행을 통한 정책효과 및 집행비용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해 의정활동을 심사했다. 

국회 사무처 운영지원과는 “향후 제도가 정착되면 의원입법의 기준과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8년도 입법 및 정책개발 우수 국회의원 시상식 [자료=국회]

◆잇따른 국회 파행…‘역대 최저’ 법안 통과율은 여전히 과제

이제 법안 통과율을 끌어올리는 과제만 남았다. 치열한 여야 대치전이 계속된 탓에 국회는 좀처럼 입법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20대 국회 법안 통과율은 9일 기준 30.5%. 역대 최저 수준이다. 계류법안이 1만5000여건에 달한다. 올해 본회의 처리 법안도 400여건에 그쳤다.

20대 국회의 임기는 내년 5월 29일 만료된다. 이미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됐고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어 연말까지 입법 기능은 사실상 멈춘다. 법안을 처리할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 미처리 법안들은 무더기 폐기될 위기에 처해있다. 

민생 지원과제인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유통산업발전법부터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유턴기업지원법, 상생형일자리법, 신산업·신기술 지원을 위한 빅데이터3법, 외국인투자촉진법까지 입법 과제는 산적해있다. 

올해 초 ‘정준영 불법몰카 촬영사건’과 ‘클럽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처벌법 개정안과 마약류관리법 개정안도 다수 발의됐으나 현재 모두 계류 상태다. 국회 상임위원회에 발이 묶인 채 사회적 관심사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여기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경찰 수사권조정법안 등 패스트트랙에 오른 개혁법안들도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여야가 한치 양보 없는 신경전을 이어가면서 향후 법안 통과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문을 연 지난 2일 “국회 파행이 계속돼 현재 법안 처리율은 30.5%에 불과하다.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야당을 향해 “이번만큼은 정쟁이 아닌 민생을 위해 나서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여당은 정기국회에서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비쟁점 법안 통과부터 주력할 계획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여야가 서로 싸우면서 정국이 경색되더라도 법안 발의와 심의 기능만큼은 언제나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문희상 의장의 취임 이후 법안 발의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제도적 개선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정치적 공방과 정책 개발을 분리해서 국회를 운영하는 선진화가 정착돼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여야 간 다툼으로 국회가 파행될 때마다 상임위는 '올스톱'되기 일쑤"라면서 "이제는 정쟁과 상임위의 법안 심의를 패키지로 묶는 후진적 관행을 벗어나야 한다. 정치적 논쟁으로 국회가 난장판이 돼도 상임위 법안 심의는 별개로 진행이 돼야 한다. 국회는 입법기관이지 않은가. 어떠한 정쟁이 벌어지더라도 법안 심의를 위한 본연의 기능이 훼손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관한 회동을 갖고 있다. 2019.09.04 leehs@newspim.com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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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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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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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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