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구단주가 '꿈'...'유튜브' 같은 생산적인 일 통해 이룰 것"
구독자 31만 꽁병지TV, 꽁쇼핑 꽁치킨 등 '꽁~' 브랜드로 확대
유튜브 파생 효과 상당해...유튜브로만 연 수입 10억원
[편집자주]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치과의사, 은행원, 교사, 의료기기 영업사원, 일본 성인영화(AV) 촬영감독, 일용직 노동자, 전직 조폭(조직폭력배)까지. 공통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 모두 '유튜버'란 이름으로 살아간다. 이 중에는 전업 유튜버도, 직장에서 몰래 하는 '투잡족(two-jobs)'도 있다. 수익이 늘자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전업으로 돌아서는 이들도 있다. 뉴스핌이 만난 유튜버 13명의 수입은 제각각이었다. 1년에 30억원을 버는 기업형 유튜버부터 한푼도 벌지 못하는 이들까지. 다만 대한민국 최상위 계층이라 할 수 있는 의사, 대한민국 사회에서 '비주류'라 할 수 있는 전직 조폭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유튜버로서의 삶 자체에 상당한 만족과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경험, 지식, 노하우가 있다. 이를 휴대폰으로 찍어 잘 가공해 공유하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다. 인터뷰를 통해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던 하나는 1년에 수십억원을 벌어들이는 고수익 유튜버가 되긴 어려워도, 월 200만원 내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것이다. 각자 자신만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소재를 잘 다듬는다면 누구나 '꽤 괜찮은' 유튜버가 될 수 있다.
[남양주=뉴스핌] 김지완 기자 =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 위치한 '꽁병지TV' 사무실을 찾은 것은 지난 6월24일. 유튜버로 변신한 '국대'(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 김병지를 만나기 위해서다.
최신 인테리어로 꾸며진 사무실에 들어서자 김병지 씨가 분주하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뒤에는 '꽁병지TV' PD들이 기획회의와 영상 편집에 여념이 없다. 사무실 옆엔 실내 축구장이 있다. '김병지축구교실' 강습장이다.
유투버로 변신한 그의 스토리를 들어봤다.
[남양주=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병지 전 축구선수가 24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 김병지축구클럽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6.24 alwaysame@newspim.com |
-프로 통산 706경기 출장이란 화려한 이력의 축구 레전드였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을 것 같은데 왜 유튜버가 됐나.
▲나는 소년원 축구팀, 직장인 축구팀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축구 선수가 될 확률은 0.000001%도 안 된다. 난 불가능한 숫자에 도전해 프로축구 선수가 됐다. 또 은퇴할 즈음엔 프로축구에서 살아남은 선수 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
사실 내 입장에서 제일 쉬운 것은 손에 걸리는 팀에서 지도자로 살아가는 것이다. 명예를 생각하면 구단주 자리에 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명예직의 구단주가 아닌 실질적인 구단주가 되고 싶었다. 이를 위해선 보다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고 봤고, 유튜브는 이 같은 비즈니스 플랫폼의 시작점이다.
-왜 구단주가 되려고 하나.
▲한국 사회에서 '축구'란 비즈니스는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나는 흑자 구단을 만들어 축구가 돈이 된다는 인식을 갖게 하고 싶었다. 그럼 축구단 창단부터 축구 관련 비즈니스가 많이 생길 것으로 본다. 즉 이런 시도가 성공하면 축구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시작은 2023년 K3리그 구단부터 할 생각이다. 연 15억원 정도 들어가는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어야 된다. 또 소속 선수들을 육성하려면 유럽챔피언스리그, UEFA컵에 참가하는 헝가리,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 프로축구 구단의 대주주가 돼야 한다. 유럽으로 선수를 보낼 수 있는 창구가 있어야 한다. 해외 타 구단의 주요 주주가 되는데 100만달러 가량 필요할 것 같다. 그런 목표로 가고 있다.
- 유튜브가 '비즈니스 플랫폼의 시작점'인가.
▲유튜브에서 상품을 홍보해 꽁쇼핑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꽁치킨도 1호 프랜차이즈 계약이 오픈 예정이다. 꽁보리밥, 꽁차 등 '꽁~'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비즈니스에 유튜브가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성과는 어땠나.
▲유튜브에서 발생되는 매출은 연 10억원 수준이고, 이를 통해 파생되는 전체 비즈니스는 30억원 수준이다. 이승우 선수가 출연한 옥션 등 영상광고는 TV보다 우리 채널을 통해 먼저 나갔다.
그만큼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채널이 됐다는 의미다. 그 외 방송 테이블에 올려놓는 텐트광고와 꽁쇼핑 등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꽁쇼핑에서 팔았던 모 제약사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시중에서 55만원에 팔리는 상품을 24만원에 내놨다. 지난해 추석에는 3일 만에 1억170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꽁병지TV를 통해 홍보했기에 가능했다. '꽁병지TV'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런 비즈니스가 수월하게 이뤄진다.
현재 꽁쇼핑 외에도 축구지도자들을 위한 쇼핑몰도 운영 중인데, 축구선수와 학부모들까지 연결되면서 파급력이 있다. 김병지축구클럽도 12곳에 직영으로 운영한다. 16명의 지도자를 직접 고용한다. 타 축구교실이 본점 하나뿐이거나, 이름만 빌려주는 것과는 다르다. 꽁병지TV가 이 모든 것의 중심이다.
-방송은 어떻게 만들고 있나.
▲SPOTV에서 축구해설을 하던 김민구 씨가 '꽁병지TV' 메인MC로 자리를 옮겨왔다. 전 축구선수 김형범 씨도 함께 축구 콘텐츠를 만든다. 4명의 PD가 정규직원으로 있고, 3명의 편집인력이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즐겁고 유쾌하면서도 남들이 할 수 없는 공익 콘텐츠를 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꾸리게 됐다. 요즘은 TV방송국도 유튜브로 들어와 경쟁을 하고 있어 질적인 경쟁을 해야 한다.
-사업은 공격적인데, 유튜브를 보면 공익적인 내용이 많은 것 같다.
▲'런치어텍'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점심시간에 학교를 찾아 같이 운동한다. 한국의 고등학교를 보면 입시준비 때문에 밤 10시까지 야간자습 등으로 운동할 시간이 없다. 사춘기, 오춘기 시절 건전하게 에너지를 발산할 방법은 스포츠밖에 없다. 그래서 공익 차원에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방과후에 축구 레슨, 함께하는 축구 프로그램 등 대한축구협회와 문체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해야 할 일을 사실 내가 대신하는 셈이다.(웃음)
또한 축구선수로 고민이 많은 중고교 학생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들을 직접 찾아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내가 멘토 역할을 해주는 것은 어떨까 생각 중이다. 현재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남양주=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병지 전 축구선수가 24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 김병지축구클럽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24 alwaysame@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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