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각국 저금리로 인해 기업들의 대출 규모가 19조 달러(약 2경2600조 원)로 불어나 세계 경제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각)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IMF는 이날 공개한 ‘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주요 8개국의 기업 부채의 40% 정도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국가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이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IMF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 정책이 기업들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과도한 차입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업부채가 전 세계적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시스템적인 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면서 "특히 투기등급의 기업부채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했거나 그 이상"이라고 밝혔다.
또 특히 미국에서 과도한 차입을 통한 인수·합병(M&A)이 늘어났다면서 "미국 기업의 차입매수(LBO)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는 기업신용도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IMF는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전 세계의 70% 지역에서 통화 완화 정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마이너스 수익률' 채권이 전 세계적으로 15조 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 붕괴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무시됐던 2000년대 초반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과 일본 주가가 고평가된 모습이며, 현 세계 경제에 비춰볼 때 채권 금리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있다고도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토비아스 아드리안과 파비오 나탈루치는 “금융 여건이 갑자기 급격히 타이트해지면 이러한 취약점들이 드러날 것이고, 자산 가치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지난 2년 간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가했다면서 "무역 긴장은 경기둔화 리스크와 불확실성의 중대한 요인으로 전 세계 정책당국자들이 무역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