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왕 즉위식 참석…궁정연회서 대화 나눌듯
24일 아베와 면담 성과 있으면 정상회담 급물살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24일까지 일본을 방문하는 이낙연 국무총리는 22일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일본의) 정치, 경제 지도자들과 만나 한일 간 대화를 촉진하도록 말씀 나누겠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일본으로 출국하기 직전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일본에 다녀오겠다. 레이와 시대의 개막을 축하드리고 태풍 피해로 슬픔에 잠긴 일본 국민께 위로의 마음을 전하겠다"며 이같이 적었다.
[서울 = 뉴스핌] 허고운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오른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이낙연 총리 페이스북] |
◆ 강제징용·수출규제·지소미아 해법 대화 나서
이 총리는 이날 오전 6시 20분 공군 1호기로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한 후 오전 8시 16분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이 총리는 2박 3일간 일본에 머무르면서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일본의 수출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으로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복원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1시 일왕 거처인 고쿄에서 열리는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한다. 이어 2001년 전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다 숨진 고(故) 이수현씨의 추모비가 있는 신주쿠구 JR신오쿠보역과 인근 한인 상점들을 방문한다.
이날 저녁에는 고쿄에서 열리는 궁정연회에 참석한다. 연회에서는 나루히토 일왕과 1분여의 짧은 대화를 나눌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본 방문의 하이라이트 일정은 24일 아베 총리와의 면담이다. 한일 정상급 만남은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1년여 만이다.
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를 강조할 예정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외교부가 친서 초안을 작성해 청와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면담에서는 최근 한일 갈등의 근본 원인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총리는 한일 기업이 자발적으로 위로금을 출연하는 '1+1'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한국 총리(좌)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뉴스핌(좌)·로이터(우)] |
◆ 10분+@ 면담, 아베 태도가 변수
다만 면담 시간이 10분가량밖에 되지 않아 심도 있는 논의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달할지, 한일 정상 양자회동 성사 분위기를 어느정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주목할 포인트다.
한일 최고위급 만남에서 성과가 있을 경우 한일 정상회담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국은 지소미아가 종료되는 11월 23일 이전 아세안+3(한중일) 태국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칠레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에 함께 참석한다.
강 장관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지소미아 종료 전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고는 말씀 드리지 않게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 차원의 회동이 가능하게 하려면 일본 측의 전향적인 태도, 그리고 성과가 담보돼야 한다"며 일본에 공을 넘겼다.
이 총리는 일본의 지도자뿐 아니라 정재계 인사,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일정도 소화한다.
이 총리는 오는 23일 게이오대학에서 대학생 20여명과 만나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현지 젊은 층의 여론을 살피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3~24일 이틀 동안은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 모리 요시로 전 총리, 쓰치야 시나코 일본 중의원 의원 등을 연달아 만난다.
이 총리는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 회장인 나카니시 히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일한경제협회 회장인 사사키 미시코 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 등과도 만나 한일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