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송경호 판사 심리로 정 교수 구속여부 결정
법조계 "법원, 구속 이후 건강 악화 가능성 따질 것"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구속 심사를 앞둔 가운데 정 교수의 건강 상태와 증거은닉교사 등 혐의 인정 여부가 구속을 가를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23일 오전 10시30분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입시 비리·사모펀드 비리·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 교수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과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앞서 조 장관은 이날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사퇴의 변을 남겼다. 2019.10.14 mironj19@newspim.com |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21일 정 교수에 대해 ▲업무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허위작성공문서행사·위조사문서행사·보조금관리법 위반 ▲업무상횡령·자본시장법위반(허위신고·미공개정보이용)·범죄수익은닉규제법위반 ▲증거 위조·은닉 교사 등 10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우선 뇌종양 진단 등을 주장하는 정 교수의 건강 문제가 구속심사 결과를 가를 주요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피의자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영장심사에서 법원이 주로 따지는 것은 병명이 아닌 수감생활을 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법원은 구속 시 피의자의 질병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될 가능성 정도를 따져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이달 들어 7차례에 걸쳐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거나 조서를 열람하는 과정에서 거듭 두통이나 구토 등 건강상 문제를 호소했다. 조사 도중 귀가 조치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후 뇌종양 진단으로 검찰 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검찰에 이를 입증하기 위한 병원 입·퇴원확인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해당 자료에는 입원 병원이나 의료진이 기재돼 있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찰 역시 정 교수가 건강이상을 호소함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를 고심해 왔다. 이미 조 전 장관 동생 조권 씨의 구속영장이 건강상 이유로 한 차례 기각된 상황에서 정 교수의 구속영장도 기각될 경우 수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법원은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해 웅동학원 채용비리 핵심 인물인 동생 조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건강 상태를 기각 사유 중 하나로 꼽았다.
증거은닉 및 증거위조를 교사한 혐의를 법원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구속 심사 결과가 달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검찰에 따르면 정 교수는 지난 8월 말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산관리인 역할을 해온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씨를 시켜 동양대 연구실 PC를 통째로 빼내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 PC 2대의 하드디스크를 숨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조 전 장관 가족이 10억5천만원을 투자한 사모펀드가 블라인드 펀드여서 투자내역을 알 수 없었다는 허위 내용이 담긴 운용보고서와 관련해서도 작성되는 과정에 정 교수가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증거위조 교사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하지만 정 교수 측은 구속심사에서 이미 검찰에 일곱 차례 출석해 조사를 받은 만큼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을 재판부에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례 가운데 구속영장이 기각된 경우는 찾기 어렵다"며 "국정농단 최순실 사태 이후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를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생겨 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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