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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차사건 누명 주장 윤씨측 "현장 증거, 경찰이 사후 조작"

기사입력 : 2019년10월30일 17:02

최종수정 : 2019년10월30일 17:02

윤씨, 이춘재 자백 후 세 번째 경찰 출석…이르면 내주 재심 청구

[수원=뉴스핌] 최대호 이지은 기자 = 화성연쇄살인사건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수감생활을 한 윤모(52) 씨 측이 "과거 경찰이 사건 현장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재심을 준비하는 박준영 변호사는 30일 오후 2시50분쯤 윤씨와 함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나와 "당시 경찰은 비과학적이고 단정적인 체모 감정 결과를 가지고 윤씨를 범인으로 확신했던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8차 사건 재심을 준비 중인 박준영 변호사가 30일 오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앞에서 '과거 경찰이 현장 증거를 변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뉴스핌=최대호 기자]

박 변호사는 "경찰은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에 파악한 현장 모습을 10개월 뒤 윤모 씨가 잡히자 왜곡했다"며 "이유는 윤씨의 신체적 상황과 (현장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알기로는 경찰이 이춘재에게 당시 사건 서류나 사진 단 한 장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춘재는 범인만이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진술을 했다"며 "현장이 말해주는 사실이 이춘재의 자백과 들어맞는다. 이런 부분은 경찰이 직접 이야기하는 게 맞다. 제 입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춘재가 범인이 맞다라는 사실에 경찰도 의심을 가지고 있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범인이 아닌 사람을 범인으로 만든 수사의 위법을 밝혀야 한다. 수사의 위법을 밝히기 위해서는 그 당시 수사에 관여했던 경찰관이 사실을 말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아 진상파악이 어렵다"며 당시 경찰의 양심고백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옥살이를 한 윤모씨가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30일 오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핌=최대호 기자]

이날 세 번째 참고인 조사를 받는 윤씨는 "과거 국과수에서 잘못을 했다면 사과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누가 잘못했는지 (내가) 시시비비를 가릴 수는 없다. 아는 지식도 없고 변호사를 따르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가 길어지는 것 같다는 취재진 질문에는 "사건 처음부터 끝까지 조사하다 보니 기억나는 부분도 있지만 나지 않는 부분도 있어 그런 것 같다"며 "(조사 과정에)힘든 부분은 없다. 분위기 좋고 만족한다"고 답했다.

최면수사 이야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거기까지는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다.

윤씨는 앞서 지난 26일 두 번째 참고인 조사를 받기 전 "과거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몇 차례 구타당했고, 3일 동안 고문을 당하며 잠을 못 잤다. (경찰이)양심이 있으면 당당히 나와 시민에게 사과했으면 좋겠다"며 경찰에 사과를 촉구한 바 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전담수사본부장인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2부장. [뉴스핌 = 최상수 기자]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했다. 박모(당시 13세) 양이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을 당한 후 목 졸려 숨진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의 형태와 성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감정한 결과 윤씨가 범인이라며 이듬해인 1989년 7월 그를 체포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과 범행 수법 등이 달라 윤씨가 모방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윤씨는 강간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청주교도소에 수감됐다. 이후 징역 20년형으로 감형됐으며, 2009년 8월 출소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강압수사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윤씨가 요구하는 사과도 아직 하지 않았다.

윤씨 측은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2주 내로 재심청구에 나설 방침이다. 

4611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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