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도입후 신규취급 급감
업계 "안정적 수익원 잃어…투자심리도 위축 우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저축은행의 안정적 수익원 중 하나인 유가증권담보대출(스탁론)이 신규 취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서 스탁론이 고(高)DSR로 분류, 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DB·한국투자·한화·하나저축은행의 스탁론 대출금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4522억원에서 올 10월 말 기준 3675억원으로 20% 가깝게 급감했다. 잔액이 줄었다는 것은 신규대출보다 상환규모가 더 컸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스탁론 잔액이 전체 대출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DB저축은행의 경우 DSR 규제 도입 이전 월평균 신규 취급 및 연장이 200억~300억원에서 규제가 도입된 지난 6월 이후 월 신규 취급 규모가 1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스탁론 잔액도 상반기 말 기준 1544억원에서 최근 40% 가량 줄어든 930억원 수준에 그쳤다. 앞서 DB저축은행은 DSR 규제가 도입된 지난 6월, DSR 규제 이전에 시행된 대출에 대해 증액대출이 제한된다는 내용의 공지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규제 시행 직후 신규대출, 한도 내 추가대출, 한도증액 후 추가대출 등의 경우 대출 실행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의 공지를 게시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전체 대출의 3% 정도를 스탁론으로 취급하고 있다.
스탁론은 증권계좌나 예수금을 담보로 주식 투자금을 대출해주는 주식 연계신용대출을 말한다. 저축은행을 비롯해 보험사, 캐피탈 등에서 취급한다. 저축은행의 스탁론 취급 규모는 1조원 수준이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저축은행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꼽혔던 스탁론(유가증권담보대출)이 사실상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6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서 스탁론은 고(高)DSR로 분류돼 신규 취급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9.11.11 clean@newspim.com |
이 같은 스탁론 급감은 지난 6월 2금융권에 도입된 DSR 규제 영향이 컸다. 관련 규제로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10월31일 이후 신규취급 대출을 대상으로 2021년 말까지 평균 DSR을 90%로 맞춰야 한다. 세부적으로는 전체 대출 중 70% 초과 대출 비중은 40%, 90% 초과 대출 비중은 30%가 되도록 해야 한다.
DSR은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소득으로 나눠서 구한 값으로, 차주가 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 소득능력을 갖췄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인데, 스탁론도 DSR 규제에 포함됐다. 특히 스탁론은 규제 도입 전 90% 이상이 DSR 300%로 분류됐었다. 대부분 전업투자자 등 자영업자가 많아 소득 증빙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DSR 규제 도입 후 고(高) DSR로 분류되는 스탁론을 신규 취급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특히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DB저축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低) DSR과 고(高) DSR의 비중을 맞추기가 더 어렵다.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차주의 소득 증빙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이에 맞춰 대출한도가 나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低) DSR로 분류된다.
앞서 스탁론은 저축은행의 안정적인 수익원 중 하나였다. 금리가 낮아 수익률은 낮지만, 일정 가격 구간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특성상 안정적인 담보로 그만큼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줬다.
사실상 안정적인 현금성 자산으로 스탁론은 금리가 3~6%대다. 저축은행의 이날(12일) 기준 12개월 평균 예금 금리(2.24%)와 비교하면 0.6~4%p 차이에 불과하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수익률은 0.3~0.5% 수준이지만 1~2명의 적은 인력으로 한 해에 2000억원을 취급한다고 가정하면 1년에 6억~10억원, 10년 동안 60억~100억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선 안전한 담보물로 나가는 대출을 금융당국이 규제로 가로막았다는 불만도 나온다. 저축은행업계 다른 관계자는 "스탁론 신규취급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주식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리고 싶은 일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며 "대출이 필요한 차주와 이를 통해 안정적인 이익을 얻는 저축은행 모두 손해를 보게 되고, 향후 DSR 규제로 스탁론 공급 자체가 줄면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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